"가스 냄새, 개미떼 이동이 지진 전조현상 아니냐"

SNS 괴담에 부산시민 불안 고조...전문가들 "사실 아니다" 진정 나서 / 이령희 기자

2017-07-25     취재기자 이령희
최근 부산 도심 곳곳에 정체불명의 가스 냄새가 퍼지고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 개미떼가 출몰했다는 소식이 SNS상에 퍼지면서 시민과 네티즌들 사이에서 지진 전조현상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밤 부산 도심 곳곳에는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들어왔지만, 아직도 원인을 찾지 못했다. 다음날 22일에는 광안리 백사장에서 수십만 마리의 개미떼가 나타났다. 개미떼를 촬영한 사진은 순식간에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또 경남 거제 인근에선 평상시에 잡히지 않는 희귀 심해어 대형 갈치가 포획되고, 부산 하늘에서 지진운이 발견되는 등 지진 전조현상에 힘이 실렸다. 고등학생 장다혜(17, 부산시 북구 화명동) 양은 SNS에서 '부산 지진설'이라는 게시물을 봤다. 이 게시물은 부산 지진운, 울산지진, 가스 냄새 등 최근 일어난 현상들이 지진의 전조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본 장 씨는 “최근 일어나 사건들을 보니 거대한 쓰나미가 덮쳤던 영화 <해운대>가 생각나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무섭다”고 불안해했다.
지진의 전조현상은 지진이 발생하는 지점이나 그 부근에서 지진이 발생하기 전 며칠 전에서 수년 전에 결쳐 일어나는 어떤 물리적 특성 변화나 특이한 자연현상, 동식물의 이상행동을 일컫는다. 지면이 갑자기 융기하거나 지진파의 속도가 변화하는 것처럼 물리적 변화의 전조현상과 하늘 색이나 구름 색과 모양의 변화 등 대기에서 일어나는 전조현상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이러한 전조현상은 수십 차례의 지진들에서 발견됐지만, 모든 지진에 다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대학생 손광익(24, 부산시 사하구 괴정동) 씨는 개미떼 출몰사진과 울산 동쪽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5.0 지진을 보면서 이제 부산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일본에서 지진이 나고 원자력 발전소까지 파괴됐던 때를 기억하면 기장에도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데 정말 위험할 것 같다”며 걱정했다. 아직 가스 냄새의 출처와 개미떼 이동의 원인에 대해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하지만 수영구청 관계자는 “개미떼는 올해뿐만 아니라 매년 장마가 끝나면 백사장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라며 “장마 직후가 개미 번식기인데 이때 개미들이 먹이를 찾아 떼를 지어 이동한 것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오재호 교수도 인터뷰에서 “개미는 지진과 관계없이 이동한다”며 “과학적으로 광안리 개미떼를 지진과 연관 짓기에는 가능성이 아주 작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