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매장에 빨대 대신 ‘드링킹 리드’ 도입 논란

패스트푸드 매장들 2020년부터 매장 빨대 없애 손님들은 여전히 "빨대 없어요?"하며 불만 표시 업체 측 “드링킹 리드는 원하는 손님에 한해 제공”

2024-01-05     취재기자 윤경은
버거킹
“빨대 없어요?” 하루에 수십 명의 손님이 패스트푸드 매장 직원에게 물어보는 말이다. 지난해 9월, 버거킹에서는 매장에 빨대를 없애고 ‘드링킹 리드’를 도입했다. 2020년부터 롯데리아, 맥도날드, 노브랜드 버거 등의 패스트푸드 매장에서도 순차적으로 드링킹 리드를 도입했다.  최근 드링킹 리드를 도입한 버거킹 매장에선 빨대를 찾는 손님을 쉽게 볼 수 있다. 버거킹에서 근무하는 허예진(22, 부산시 금정구) 씨는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한 손님의 대부분이 빨대를 찾으신다. 그럼 ‘환경 정책으로 매장에서 빨대 사용이 금지돼서 대신 드링킹 리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기계처럼 내뱉곤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배달 주문에 제공하는 빨대를 그냥 달라고 억지를 부리는 손님도 있다”면서 손님들의 지나친 불만에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현재 패스트푸드 매장에 빨대 대신 드링킹 리드가 도입되면서 매장 직원이 곤란한 상황에 처할 때가 많다. 플라스틱 빨대는 크기가 작아 재활용이 어렵고 분해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기에 식음료 매장에서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드링킹 리드를 포함한 플라스틱 뚜껑은 환경부가 제시한 일회용품 사용 규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최근 패스트푸드 매장을 방문한 이지은(22, 부산시 금정구) 씨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금지된 것은 이해하지만, 드링킹 리드도 빨대와 같은 플라스틱인데 뭐가 달라진 것인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표했다.  기존에 사용했던 플라스틱 뚜껑과 빨대를 합친 무게보다 드링킹 리드의 무게가 더 많이 나간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드링킹 리드를 통해 플라스틱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것이 된다. 이를 본 이용 시민들은 드링킹 리드 도입이 환경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것인지,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이 아닌지 헷갈릴 때도 있다고 지적한다. 환경부가 제시한 일회용품 사용 규제 대상에는 드링킹 리드를 포함한 플라스틱 뚜껑이 해당되지 않는다. 환경부 관계자는 “일회용품 중 가장 많이 사용하고 줄일 수 있는 플라스틱 빨대와 일회용 컵 등을 먼저 줄이고자 한 것”이라며 “플라스틱 빨대의 대안책으로 나온 것이 뚜껑을 변형시킨 드링킹 리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버거킹 관계자는 “환경부의 지침을 따랐을 뿐이며, 빨대를 찾는 손님에 한해서 드링킹 리드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링킹 리드가 도입되기 전에는 매장 손님 모두한테 플라스틱 뚜껑과 빨대가 제공되었으나, 현재는 드링킹 리드를 원하는 손님에 한해서 제공하는 것이므로 조금이나마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여러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 매장에선 개인 텀블러나 머그컵을 가져오면 음료 가격을 할인해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