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변하지 않는 관계는 없는 걸까?... 영화 ‘소울메이트’를 보고
가장 빛나던 그때, 우리는 함께였다 그리운 나의 소울메이트를 만나는 시간
‘소울메이트’는 2016년 개봉한 증국상 감독의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의 리메이크작이다. 원작에선 칠월과 안생이었던 두 주인공은 하은과 미소가 되었다. 열세 살에 처음 만난 하은과 미소는 모든 것을 함께 한다. 그러나 하은의 첫사랑이 시작된 순간부터, 두 사람은 정말 모든 것을 함께할 수는 없음을 알게 된다. 떨어져 지낸 시간만큼 서로를 이해할 수 없어진 두 사람은 결국 상처를 주고받으며 멀어진다. 이제 다시는 볼 수 없을 만큼 멀어졌어도 여전히 그리운 나의 소울메이트. 미소는 마음을 가득 채운 그리움을 하은이 남긴 소설에 이어 붙여본다.
“근데 우리 왜 이렇게 된 거야?” 원작에서 처음 이 대사를 들었을 때, 그 이후 장면들에 하나도 집중하지 못해서 몇 분이나 더 앞으로 돌려봐야 했다. 이 장면을 어떻게 연기했을지 궁금해서 일부러 예고편도 보지 않았을 정도로 마음에 남았던 대사였다. 나도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찾아내려 애쓴 적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누구도 잘못한 것 같지 않은데, 왜 우리는 예전과 같아질 수 없는지 고민했었다. 이 영화는 필연적으로 아파야 했던 우리를 떠올리게 한다. 두 친구의 이야기를 보면서 누군가는 미소를 미워하게 될 수도 있고, 누군가는 하은을 원망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다 보고 나면 알게 된다. 미움도, 원망도 다 그리움이었음을. 우리도 누군가에겐 미소였고, 하은이었기에.
영화를 이끌어가는 내레이션은 하은이 죽기 전에 남긴 소설의 내용이다. “왜 미워하는지도 모르고 널 미워했어”라는 문장은 가슴 속에 묻혀있던 고요한 죄책감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서로에게 조금만 더 솔직했다면, 네가 이래서 미웠다고, 하지만 그런 이유로 너랑 멀어지기엔 네가 나에게 너무 소중하다고 말할 수 있었다면 우리는 달라졌을까?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이러한 후회로 지새운 밤이 있을 테다. 그러나 이미 방향을 달리한 기차는 다시 나란히 두어도 다른 곳을 향할 뿐이다. 우리는 그걸 알기에 자꾸 뒤돌아보며 그리움을 한 겹 더 포갠다.
정말 영원히 변하지 않는 관계는 없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영화를 끝까지 본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영원히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관계가 있고, 실패와 상처만 남길 거라 생각했던 자리에는 그리움과 애틋함이 남는다는 걸, 우리는 기억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