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대출의 높은 이자율 때문에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들
원금의 5%에서 7% 수준인 학자금 대출 연 이자율에 대한 대학생들의 부담이 크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학자금 대출을 중단하고 다음 학기 학비를 직접 벌어서 다니려는 대학생들이 속속들이 나타나고 있다. 아예 휴학을 해서 아르바이트에 전념하는 학생들도 있고, 계획에 없던 학기 중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도 늘어나는 등 학교를 다니기 위한 대학생들의 고생과 노력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성대 철학과에 다니던 김준우(23) 씨는 학자금 대출금과 이자 부담 때문에 이번 학기에 휴학을 했다. 현재는 다음 학기의 학비 마련을 위해 롯데백화점 동래점에서 의류판매원으로 일하는 중이다. 김 씨의 월수입은 120만 원 정도다. 용돈을 제외하면 80만 원 정도가 남는데, 매달 그 금액을 꼬박꼬박 모으는 것이 쉽지가 않다. 자신의 옷과 부모님 선물 등을 사다보면 어느새 50만 원에서 60만 원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 반년 일하면 겨우 다음 학기 학비를 마련할 수준이다.
김 씨는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고 싶지만 이자율이 너무 비싸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일을 하고 있다. 얼른 돈을 벌어서 학교에 다니고 싶지만 한, 두 학기를 다니면 또 그 다음 학기가 문제다. 지금의 상황이 반복될까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부경대 기계자동차학과 2학년 1학기에 재학 중인 나영채(24) 씨는 입학 때부터 지금까지 학자금 대출을 이용해 왔다. 하지만 높은 학자금 대출 이자율에 부담을 느껴, 다음 학기는 학자금 대출을 중단하고 사비로 학비를 충당할 생각이다. 그래서 현재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 중이다. 나 씨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가르치는 학원 2군데에서 선생님으로 평일 저녁마다 일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음 학기 학비는 벌지만, 정작 자신의 전공과목이나 영어 공부 등을 하지 못해 동기들에 비해 성적이 나쁜 편이다. 나 씨는 대학생들이 직접 갚아야 할 학자금 대출금에 높은 이자까지 붙였다며, 국가가 이왕 도와주는 것이면 이자를 받지 않거나 낮은 이자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높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학자금 대출 인원은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국내 학자금 대출 인원은 2008년 약 63만 5,000명, 2009년 약 67만 5,000명을 거쳐 2010년에는 약 76만 6,000명에 달했다. 이런 세태에 대해 나 씨는 “대출을 받아서라도 대학교를 나와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원인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돈은 없더라도 남들과 다르지 않으려고 이러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에 진출해서도 대출금과 이자 때문에 대출을 받은 학생들은 결국 경제적 출발점 자체가 남들과 다를 수밖에 없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가적으로, 갈수록 상승하는 등록금도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도록 만들고 있다. 등록금이 오르면 대출해야 하는 금액이 늘어나고, 그에 따른 이자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는 동명대 경영학과 3학년 이훈민(24) 씨는 “현실적으로 등록금이 상승하는 것은 막기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학자금 대출의 이자율은 국가 차원에서 어느 정도 내려줄 수 있다. 등록금이 오를 때는 학자금 대출 이자율을 내려주는, 학생들을 배려하는 제도가 도입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