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특별한 포즈와 콘셉트로 ‘찰칵’...MZ세대 ‘모래 하트샷’, ‘신발샷’ 등 독특한 인증샷 유행
모래로 만든 하트 속에서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촬영하는 ‘모래 하트샷’ ‘신발샷’, 삼각대 역할을 하는 발에 카메라 둬 다른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방식 비싼 돈 들이지 않고 누구나 쉽게 독특한 포즈와 콘셉트로 인생샷 남겨
최근 바다 여행을 하면 찍는 ‘모래 하트샷’과 피크닉을 할 때 찍는 ‘신발샷’이 유행하고 있다
‘모래 하트샷’은 MZ세대 사이에서 ‘인싸 하트샷’이라고 불리며 이름 그대로 모래로 만든 하트 속에서 촬영하는 방식이다. 이 샷은 백사장 아래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구도를 하고 있다. 모래로 만든 하트 모양의 틀 안에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혼자 또는 친구, 연인의 모습을 담아내면 된다.
‘모래 하트샷’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래에 하트 그림을 그린 후 그 모양 그대로 모래를 깊게 파주면 된다. 이후 카메라를 0.5배 줌으로 설정하고 타이머를 맞춘 뒤 휴대폰을 파놓은 모래 속에 넣어 촬영하면 모래 하트샷을 찍을 수 있다.
‘신발샷’은 사진을 같이 찍으려는 사람들의 발 모습과 함께 한 사람의 신발에 둔 휴대폰 카메라 프레임 속 비치는 셀카를 다른 휴대폰으로 찍는 인증샷이다.
이 샷을 찍기 위해서는 휴대폰이 2개가 필요하다. 먼저 바닥에 앉아 다리를 앞으로 쭉 편 채로 한 발에 휴대폰 카메라를 배치한 뒤에 다른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된다. 발로 카메라를 받쳐야 하므로 신체의 발이 일종의 카메라 ‘삼각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휴대폰 카메라 기능을 켜둔 채 여러 대로 한 사람을 찍는 모습을 촬영한 ‘인싸샷’, 비행 중인 항공기에서 찍은 듯이 팔을 위로 높게 뻗어 카메라 구도를 높은 곳에서 아래로 내려 찍는 ‘MZ 항공샷’, 튤립 안에 휴대폰을 넣어 ‘모래 하트샷’과 비슷한 구도로 찍는 ‘튤립샷’이 있다.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모래 하트샷’과 ‘신발샷’ 사진과 함께 후기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모래 하트샷을 친구와 함께 찍어본 김도연(22, 부산시 남구) 씨는 “카메라 안에 하트 모양의 모래 틀이 보이려면 깊이 파야 하는 수고가 들기는 한다”며 “물론 다 만들고 나서 사진을 찍었을 때 멋진 결과물을 남길 수 있는 것이 최고의 기쁨이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힘들어하고 그 속에서 웃었던 시간이 다 추억이기 때문에 모래 하트샷을 찍는 것 같다”고 말했다.
MZ세대는 주변 풍경과 소품, 특별한 포즈로 찍은 인생샷을 통해 사진을 남긴다. 대학생 박지원(22, 경남 거제시) 씨는 “비싼 돈 들여 스튜디오나 사진관에 가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독특한 콘셉트로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며 “친구들과의 약속에서도 평범한 구도로 사진 찍기보다는 어떤 배경에 어떤 포즈, 구도로 찍어야 예쁜 인생샷이 나올까 고민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독특한 포즈나 콘셉트로 사진을 찍으면 시간이 지나더라도 그때 누구와 함께 시간을 보냈고, 어떤 분위기였는지 다 기억난다"며 "우리가 추억을 기억하는 하나의 방법이 바로 'MZ 인생샷 포즈로 사진찍기'가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대학생 장모(23, 부산시 진구) 씨는 “‘모래 하트샷’, ‘항공샷’ 모두 야외에서 인생네컷을 찍는 기분”이라며 “인생네컷 포토부스는 배경과 프레임, 사진 촬영 시간 등 제한적인 것이 많지만 MZ세대의 독특한 인증샷들은 우리가 직접 모래를 파서 모양을 만들거나 촬영 구도를 변경하고 내가 원할 때 여러 번 찍을 수 있으니 더 좋은 사진이 많이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