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부터 ‘만 나이’ 시행... 바뀌는 나이 기준에 시민들 다양한 반응
‘만 나이’로 나이 기준 통일... 2004년생 “저희 이제 술 못 사나요” “환갑 시기가 헷갈린다”, “나이 어려져서 좋다”, “딱히 차이점 모르겠다”
오는 28일 나이를 세는 방법이 ‘만 나이’로 통일된다. 그에 따른 문제들이 생기고 있다. 이에 법제처는 문제점을 일부 보완할 수 있는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었다고 밝혔다.
오는 28일부터 나이를 세는 기준이 ‘만 나이’로 변경된다. 만 나이는 태어난 날짜를 1일로 매 생일마다 1살을 먹는 나이를 말한다. 그동안은 주로 태어나는 날부터 1살로 계산하는 ‘세는 나이’가 사용되어왔다. 이에 더해 드물게 몇 가지 법에서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뺀 ‘연 나이’를 사용하기도 한다.
나이를 세는 방법이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그동안 많은 혼란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술과 담배는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판매가 금지된다. 하지만 세는 나이로 계산할 경우 고등학교 3학년은 19살이므로 구매가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청소년 보호법’은 연 나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세는 나이로 계산하면 19살까지가 청소년에 포함된다.
하지만 만 나이로 기준이 바뀌면서 또 다른 문제점을 가져왔다. 올해 성인이 된 장모(20, 부산 해운대구) 씨는 “만 나이면 생일이 지날 때까지 술을 못 사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반대로 술집을 운영하는 김모(25, 경남 양산시) 씨는 “주민등록증 검사 할 때 생일을 따져야 하는건가”라며 “단속이 될 수도 있는데 좀 어렵다”고 밝혔다.
청소년 보호법상 ‘청소년이란 19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 다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한다’ 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성인과 청소년의 기준은 기존과 같게 적용된다.
이에 법제처는 지난 12일 이러한 혼란들을 막을 수 있는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었다고 밝혔다. 연 나이를 적용하고 있는 법안의 기준을 만 나이로 통일하거나 알기 쉽게 개선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에 더해 연말에 추가적인 정비가 추진될 예정이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점들이 있다. 최근 김모(31, 경기 구리시) 씨는 고민이 생겼다. 김씨는 “곧 아버지 연세가 60이신데 아버지는 만 나이로 바뀌면 아직 아니라고 하신다”며 “집안에 다른 어른들께 여쭤봐도 환갑이 맞다, 육순 잔치가 맞다, 말씀이 다 다르시고, 음력·양력도 계산하려고 하니까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병역법, 청소년 보호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의 법률은 오래전부터 ‘만 나이’를 사용해왔다. 이에 시민들은 “애매한 기준을 확실하게 잡는데 그렇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나이가 어려져서 너무 좋다”, “세는 나이가 그래도 많이 쓰이는데 만 나이 상용화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을까”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