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들에게 독이 되는 ‘무설탕 무당류 과자’...실제로 먹어보니 섭취 전 당측정 결과 96에서 후에는 106으로 높아져

이름은 무설탕 무당류, 당뇨환자들이 먹으면 혈당상승? '제로'과자 속 당알코올 성분, 폭식과 혈당상승을 일으켜

2024-07-20     취재기자 손현아
“아빠 당뇨 있어서 무설탕이길래 제로 과자 사놨어.” 당뇨를 앓고 있는 남편을 위해 마트에서 ‘무당류 간식’을 사놓았던 주부 박모(50, 부산시 연제구) 씨는 돌아온 아들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아들은 당뇨환자들과 다이어터(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설탕 제로 과자’는 오히려 독이 된다고 알려주었다. 실제로 무설탕 과자를 먹어보면 단맛이 일반 과자와 다르지 않을 정도로 비슷하다. 이 무설탕, 무당류 과자 안에는 ‘당알코올’이란 성분이 들어가는데, 대표적인 종류로는 자일리톨, 말리톨, 에리스리톨이 있다.  당알코올의 성분은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일반적인 당으로부터 유도된 유기 화합물이다. 따라서 당과 매우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알코올’이란 명칭 때문에 흔히 우리가 아는 주류에 포함되는 알코올의 성분인가 오해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주류에 들어가는 알코올은 ‘에틸알코올’의 한 종류이고 당알코올의 알코올은 ‘*다가알코올’의 한 종류다. 즉 간단하게 같은 알코올로 끝나지만 아예 다른 성분이다.  *다가알코올: 한 분자 속에 하이드록시기(-OH)를 두 개 이상 갖은 알코올을 통틀어 이르는 말
무설탕,
당알코올은 단맛은 가지지만 실제 당이 아니기에 부작용이 있다. 어쩌면 당알코올이 가진 부작용에 당 관리를 하는 사람들이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 우리 몸의 소화 효소는 과당과 포도당과 같은 당류만 분해할 수 있다. 따라서 가짜 당인 당알코올이 들어오면 실제 당을 채우라는 반응이 옴으로써 폭식을 유발한다.  가장 문제점이 흔히 ‘무설탕 무당류’로 네임을 걸고 홍보하는 과자들이 많다. 그러나 이 당알코올은 혈당 수치를 상승시켜 당알콜 당뇨의 위험을 높인다. 앞서 말한 당알콜의 종류중 하나인 말티톨의 혈당 상승정도를 나타내는 GI(Glycemic Index)지수는 36으로 설탕의 약 57%에 해당하는 수치다. 낮아 보이지만 특히 당수치를 매일 재고, 관리해야하는 당뇨 환자들에겐 치명적이다.  소비자들은 일반 간식보다도 가격이 비싼 ‘무(無)설탕, 무(無)당류’에만 초점을 맞춰 구매한다. 대표적인 롯데제과의 ‘ZERO’ 초콜릿 칩 성분을 보면 당류는 0%이지만 당알콜의 성분은 18g이다. 당류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다이어터들에게는 일반 당류가 포함된 과자를 대체하기엔 괜찮아 보인다. 그러나 매일 식단을 관리하며 식사 전 3시간, 식사 후 3시간 단위로 자택에서 당을 체크하는 당뇨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겠다.  박 씨는 “남편이 당이 있어서 무당류 과자를 구매했는데 남편이 과자를 먹고부턴 당이 안 잡히고 계속 많이 올라서 걱정이었다. 아들이 그 과자에 포함되는 성분이 혈당수치를 올린다는 말에 너무 충격받았다”며 “무설탕이라는 것만 믿고 산 건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실제 ‘무설탕 무당류’과자를 먹었을 때 당이 얼마나 오르는지 체험해봤다. 평소 당뇨가 없는 사람으로 과자를 먹기 전 한 번, 제로 과자를 섭취한 후 10분 뒤 다시  한번 재봤다. 짧은 시간차로 정확한 수치라 할 수 없지만 그들이 내세운 무설탕, 무당류라 하면 당이 오르지 않고 그대로여야만 이름만 ‘제로’인 것이 아니게 된다. 
무당류,
당 측정 결과는 섭취 전 96, 섭취 후는 사진과 같이 106으로 측정되었다. 당을 측정할 땐 식전에 한 번 식후 2시간 이후에 측정해야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있다. 따라서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측정한 것이기에 정확하다고 할 순 없지만 미세하게나마  당이 오른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무당’이라는 것에 현혹돼 이 정도는 괜찮을 거라고 하고 몇 개를 섭취하면 무서운 ‘ZERO’의 배신에 혼날지도 모른다. 당뇨병 환자들은 구매하기 전 성분표시 확인이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