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폭등하는데 내 월급은 안오르고”... 최저임금 인상, 노동계와 경영계의 싸움으로 이어져
내년도 최저임금 올해보다 2.49% 오른 9860으로 결정 노동계 “물가 상승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며 반발 경영계 “계속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 부담 커져” 호소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986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최저임금 9620원에서 240원(2.49%) 오른 금액이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이 있었던 2021년 1.5% 인상을 제외하고 역대 두 번째로 낮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5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9860원으로 의결했다. 당초 노동계는 올해보다 26.9% 오른 1만 2210원을, 경영계는 9620원 동결을 주장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2일 1차 전원회의가 시작될 때부터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 원’을 넘을지가 관심사였다. 하지만 경제 위기, 경영계의 인건비 부담 등을 고려해 인상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 표결 이후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불만을 표출했다. 노동계에서는 최초 요구안과 크게 벌어진 것은 물론, 1만 원 조차 넘지 않아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안이 물가 상승률 전망치(3.4%)에도 못 미쳐 결국 실질임금이 삭감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카페 아르바이트생 윤경은(22, 부산시 금정구) 씨는 “일주일에 12시간 정도 일하는데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2800원 정도 오르게 됐다. 사실상 큰 차이는 없고, 물가 상승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임금이 삭감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경영계는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달했다며 노동계에 맞섰다.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2018년도와 2019년도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각각 16.4%, 10.9% 급등했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 침체까지 겪어 소상공인들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회복세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소상공인들은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47, 부산시 수영구) 씨는 “지난 5년간 꾸준히 올라가는 최저임금으로 많은 부담을 느꼈다. 어쩔 수 없이 고용을 줄이는 방식을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안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다양하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서 오히려 노동자들의 취업이 어려워진다. 결국 일자리를 키오스크와 로봇이 가져가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노동자 고용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버스비도 300원씩 인상하는데 최저임금도 그 정도는 올려야 하는 거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이 밖에도 “최저임금을 인상할 바엔 주휴수당을 없애라”, “시급은 업장의 자율에 맡기고 최저임금을 아예 없애야 한다” 등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