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누군가에게 우산이 되어 준 적이 있는가"
지역신문에 실린 '우산 천사' 사진 한컷 이기주의 판치는 세상...주변 돌아보는 계기
세간의 주목을 받은 사진 한 장이 있다. 해당 사진의 여성에게 ‘우산 천사’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에서 포착된 이 선행은 특별한 행사나 특별한 상황이 아닌 누구에게나 있는 일상에서 비롯된 모습이었기에 더욱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누군가에게 우산이 되어준 적이 있는가?” 사진을 본 지인이 질문을 던졌다. 잠시 멍해졌다. 소설이나 시나리오에 나올 법한 아른한 이 한 마디가 간지럽다기보다는 마음에 묵직한 울림을 주었다.
고등학교 3학년. 대학 입시를 준비하며 친구들과 시사 토론을 준비하던 때가 있었다. “여러 복지 정책이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복지의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이유가 뭘까?” 그 때의 물음이 수 년이 지난 지금도 해결되지 않았음에 막연하게 안타깝다. 지금도 국회에서는 나의 오랜 질문에 대한 해답을 던질만한 여러 안건을 논의 중이겠으나 여기서 우리는 생각해봐야 한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복지와 관련된 정책이 도입되어왔고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사회는 여전히 가난과 소외를 겪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원인인가? 나는 이 딜레마의 원인을 도 넘은 ‘이기주의’에 있다고 본다.
세상이 발전되어지는 속도만큼 이기주의도 나날이 극심해지고 있다. 올 여름을 떠들썩하게 만든 칼부림 사건에 범인은 “나만 불행한 것 같아 다른 이들도 행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초등학교 교사의 충고와 조언에 “우리 아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그러세요?”라고 반문하며 한 교사의 인생을 벼랑 끝으로 몰아간다.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에서는 30분 간격으로 “지금 마주하고 있는 직원은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라는 녹음된 멘트가 흘러나온다. 이 세 가지의 예시들은 모두 ‘이기주의’라는 카테고리로 묶일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타인을 배려하는 상식과 가치는 도대체 어디로 증발했을까. 기술과 지식은 발전함에도 기본적 가치는 왜 퇴보하는가. 나의 막연한 안타까움은 여기서 시작 된다. 언제부턴가 사람 사이의 인정은 온데간데 없고 오직 자신만 지독하게 사랑하는 사회. 정책이 무수히 쏟아져 나온다 해도 겉으로 드러난 문제만 수습할 정도일 뿐 원인을 뿌리 뽑지 못할 것이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라는 유행어가 몇 년전부터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으며 흔히들 쓰는 일상 용어가 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을 잘 담은 표현일 수 있겠다. 바쁜 삶을 어찌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나 또한 매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기에 함부로 타인의 인생을 재단할 수 없고 재단할 생각조차도 없다. 하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나의 삶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누군가의 권리나 행복을 침해하진 않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개인의 이기적인 이유, 그 뒤편으로 숨고 가려지는 중요한 가치들을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누군가에게 우산이 되어준 적이 있었나?” 모두 이 질문 앞에 정직하게 서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