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망치는 '프로아나', 이대로 괜찮은가?
거식증에 걸리기를 희망하여 치료 거부하는 사람 미디어 순기능 강화... 교육현장에서 다뤄야
"08 교복 프아입니다. 주로 프아 정보들과 자극짤들 공유합니다." "미소녀 섭장인입니다. 프아팁 공유해요." 각종 SNS에서 올라오고 있는 프로아나 관련 글들이다. 프로아나(Pro-ana)는 찬성을 뜻하는 'Pro'와 거식증(Anorexia)에서 딴 'Ana'를 합성한 단어다. 거식증에 걸리기를 희망하여 치료를 거부하는 상태의 사람들을 일컫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식이장애 진료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2년 거식증 환자는 3,084명으로 2018년보다 44.4% 증가했다. 환자 10명 중 8명가량이 여성이었으며, 여성 거식증 환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연령층은 70대, 10대, 20대 순이었다. 특히 10대 이하 거식증 환자는 18.9%로 2018년 대비 97.5%나 증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외모지상주의의 여파로 왜곡된 신체 이미지 인식이 과격한 다이어트로, 과격한 다이어트가 섭식장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올바른 건강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미디어의 순기능을 강화하고, 근본적인 원인 파악과 해결 방안 마련을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과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여전히 SNS에는 프로아나 해시태그를 단 10대들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에 딸의 건강을 걱정해 조언을 구하는 부모님들의 글들도 적지 않다.
나는 지금까지와 같은 두루뭉술한 전문가들의 권고로는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 미디어에는 이미 10대, 20대의 연령층이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부정적인 콘텐츠들이 넘쳐난다. 공교육에서 이를 중요하게, 또 자세히 다룰 필요가 있다. 미디어에서 보이는 미의 기준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스스로의 건강을 해치고자 하는 생각이 왜 잘못된 것인지 명확하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 미디어를 분별하여 시청해야 하는 이유 또한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사회는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를 제대로 마주하고, 누군가의 더 나아질 삶을 위해 계속해서 고찰해야 한다. 반복되는 문제들을 외면하지 않고, 배우지 못한 자들을 가르쳐야 한다. 소수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걸어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