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에 ‘절약형 다소비’ 떠오른다... 대용량으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10만 원 미만 중저가 상품 거래액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증가 즉석밥·컵밥은 53%, 냉동식품은 37% 증가... 가공식품 뚜렷한 증가세 10만 원 이상 고가 상품 거래액은 오히려 7% 감소

2023-11-07     취재기자 탁세민
지속되는 고물가로 서민경제가 힘들어지면서 ‘절약형 다(多)소비' 키워드가 떠오르고 있다. 절약형 다소비는 값비싼 제품 대신 꼭 필요한 생필품과 먹거리를 대량 구매해 쟁여두는 것을 말한다. 지난 1일 G마켓이 올해부터 지난 10월 25일까지 고객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0만 원 미만 중저가 상품 거래액은 지난해 동일 기간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즉석밥·컵밥은 53%, 냉동식품은 37%, 통조림·캔은 21% 증가하며 가공식품의 구매가 두드러지게 많아졌다. 이러한 증가세는 비싼 외식 물가로 인해 부담 없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먹거리가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 먹거리뿐만 아니라 생필품 카테고리에서도 높은 판매 신장률이 나타났다. 핸드·풋케어가 61%, 바디케어는 31%, 분유는 28%, 유아 가구·화장지가 12% 증가했다. 그러나 먹거리와 생필품의 높은 증가세에 반해 수입 명품, 음향기기, 골프용품, 가구 등 10만 원 이상 고가의 상품 거래액은 7% 감소했다. 이러한 소비 패턴은 2030세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30세대의 10만 원 미만 상품 거래액이 12%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들은 기능성 음료 53%, 통조림·캔 42%, 라면 35%, 분유 22%, 주방세제 16%, 물티슈 14% 등 주로 생필품이나 가공식품을 많이 사들였다. 반면 10만 원 이상의 고가상품 구매는 8% 줄었다. 이외에 4050세대의 10만 원 미만 상품 구매는 6%, 60대 이상은 4%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취생 이모(22, 울산시 남구) 씨는 “즉석밥이나 물처럼 무거운 식품들은 주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데 보통 대용량으로 묶인 상품일수록 개당 가격이 저렴해진다”며 “주기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식품들은 한 번 시킬 때 박스째로 시켜 쟁여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