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져가는 밤거리 속 빛이 꺼지지 않는 부평깡통 야시장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영업자들 어려움 더 커져 다양한 먹거리 마련, 손님 끌기 위한 상인들 노력 돋보여
약 2년 반 동안 삶의 모습을 바꿔 놓은 코로나19. 그중에서 가장 체감할 수 있는 것은 회식문화이다. 서울시의 '야간활동 활성화 여론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를 전후로 회식이 '감소했다'는 답변이 64.4%를 기록했다.
이에 한국의 밤거리도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부산시 동래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김규태(34, 부산시 동래구) 씨는 “꾸준히 손님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라며 “코로나19가 완화되면 다시 잘 될 줄 알았는데 예전보다 어려워져 고민이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고물가 속에서 자영업자들이 어두움에 둘러싸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밤만 되면 밝아지는 곳이 있다. 바로 부산 자갈치역 인근의 부평깡통야시장이다.
부평깡통야시장은 2013년부터 국내 최초로 개장하여 지금까지 많은 손님을 불러들이고 있다. 19시 30분부터 24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고 있는 이곳은 ‘전 세계의 다문화 먹거리와 공연, 깡통시장과 함께하는 하룻밤의 세계여행’이라는 문구를 내세우며 한국부터 베트남, 터키, 일본 등 여러 나라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1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부평깡통야시장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적은 사람들과 흔히 볼 수 있는 시장의 모습에 아쉬움이 생길 찰나, 수십 대의 깡통 모습을 한 포장마차형 상점들이 수많은 인파를 몰고 나타났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이 순식간에 길어진 줄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부평깡통야시장을 실감하게 되었다.
부평깡통야시장의 특이점은 우측통행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줄로 길게 늘어진 점포를 우측으로 돌아다니다가 먹고 싶은 곳이 있으면 멈춰서 줄을 서야 한다. 입소문이 탄 곳은 기본 2시간 이상 기다리는 것은 필수다. 관광객 이민정(21, 울산시 울주군) 씨는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왔는데 새로운 느낌이다"라며,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목을 끌기 위한 방법도 상인들마다 제각각이다. 터키 철판 아이스크림을 파는 터키인 상인은 어눌한 한국어와 터키어를 섞어가며 손님들을 모으곤 한다.
이처럼 부평깡통야시장 속에는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기 위한 상인들의 여러 노력과 치열함이 담겨 있다. 코로나19 이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어둡게만 보였던 곳에도 작은 불빛은 있기 마련이다. 부평깡통야시장을 비롯한 여러 자영업자의 앞날에도 반짝이는 빛들이 비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