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문제에 관한 두 꼭지의 詩
쓰레기 5제(題), 열 번째 마지막 / 편집위원 박기철
2017-08-17 편집위원 박기철
쓰레기의 감사말
산길도 없는 이름도 없는
인적도 드문 이 동산에
우릴 가지고 오더니
無心히 마구 두고 갔어요
우리 몸에 물과 커피를
가져와 마시더니 無用해진
우릴 이렇게 두고 간
사람들이 원망스러워요
오백년 이상 無常으로
구천을 맴돌 뻔할
신세를 수습해 쓰레기통에
버려주시니 고맙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無生의
삶을 편안히 마칠 수
있게 되어 제 혼백이
올라가고 흩어지겠습니다.
쓰레기의 애원소리
“받아 들이니까 바다라 했을까요?”
꼬시니까 꽃이고
도니까 돈이고
보니까 봄이고
사니까 사람이겠지요.
쓸어질 것이라 쓰레기일텐데
쓸어지지도 못하고
구천을 맴도는 쓰레기가
눈물 흘리며 애원합니다.
“부디 저를 거두어 주세요. 사람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