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이밍 기어 브랜드 ‘펄사’의 ‘X2H 게이밍 마우스’ 한 달 사용해 보니
호불호 갈리는 마우스의 높은 엉덩이 팜 그립·클로 그립에 특화된 마우스 AOS 장르보단 FPS 장르에 걸맞아 한 번에 양품 받기가 힘든 점이 큰 단점
최고급 마우스와 키보드, 상대방의 숨소리까지 잡아내는 헤드셋, 안 보이는 게 없는 모니터는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하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컴퓨터 주변기기를 모두 게임에 최적화된 장비, 이른바 ‘게이밍 기어(Gaming Gear)’를 사용해 승리에 한 발짝 더 다가간다.
해외의 유명 게이밍 기어 브랜드에는 ‘로지텍’이나 ‘레이저’가 있다. 수많은 프로게이머의 선택을 받는 브랜드다. 국내에도 로지텍, 레이저와 견줄만한 브랜드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2020년에 출범한 게이밍 기어 브랜드 ‘펄사’는 국내와 해외 게이밍 시장에서 자주 언급되는 인기 브랜드다.
펄사는 '충격적인'이라는 단어를 모토로 삼고 있다. 혁신적인 디자인, 최고급 사양을 가진 게이밍 기어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고 싶다는 펄사. 이들의 제품을 한 달 사용해 봤다.
펄사 X2H 미디움 무선 게이밍 마우스
과거에는 묵직한 마우스들이 게임에 있어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가벼운 마우스는 마우스 포인터가 너무 날리기 때문이었다. 시대가 바뀐 요즘 게이밍 기어 시장은 다르다. 무거운 마우스는 찾아볼 수 없다. 가벼운 마우스는 손목 건강에 좋다. 손과 팔에도 무리 없이 편하게 마우스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게임 내에서도 가벼운 마우스가 좋은 성적을 보여준다.
‘펄사 X2H 미디움 무선 게이밍 마우스(이하 X2H)’도 시장의 흐름을 탄 54g의 초경량 마우스다. 마우스를 구매할 때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이 무게였다. 54g의 무게는 여러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 봐도 아주 가벼운 축에 속한다.
무게 외에도 무선 지원, 현존 최고의 마우스 센서 PAW3395 탑재, USB-C타입 지원, 광축 스위치 탑재 등 게이밍 기어 소비자가 원하는 것들이 전부 들어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게와 모양
게이밍 마우스를 고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우스의 무게와 모양이다. 성능은 프로게이머도 큰 차이를 못 느낀다. 요즘 출시되는 마우스들의 성능은 상향평준화 됐다. 솔직히 말해 성능은 다 거기서 거기다. 그렇기 때문에 무게와 마우스의 모양이 아주 중요하다. 마우스의 모양이 내 손에 딱 맞으면 게임 내에서 기록할 수 있는 성적은 크게 오른다.
X2H는 무게 54g에 가로 12.4cm, 세로 6.5cm, 높이 3.9cm다. 주변에서 손이 크다는 소리를 들으면 미디엄 사이즈를 구매하면 된다. 손이 큰 편이 아니라면 미니 사이즈를 구매해야 한다.
구매자가 마우스를 쥐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본인이 팜 그립(손바닥으로 마우스를 감싸듯이 쥐는 방법)이나 클로 그립(손바닥 접촉은 최소화하고 손가락으로 마우스를 쥐는 방법)으로 마우스를 쥔다면 X2H를 구매해도 좋다. 핑거 그립(손바닥 접촉 없이 손가락만으로 마우스를 쥐는 방법)이라면 X2H 구매는 피하길 바란다. X2H는 팜 그립과 클로 그립에 최적화된 마우스 모양이기 때문이다.
만족스러운 그립감과 제품 퀄리티, 아쉬운 클릭부
X2H의 그립감(마우스와 구매자 손의 궁합)은 만족스러웠다. 호불호가 갈리는 마우스의 높은 엉덩이 부분은 호였다. 내 손에 딱 맞는 마우스라 그런지 게임 내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한 달간 X2H로 리그 오브 레전드(실시간 전략 공성 게임, 이하 LOL)와 오버워치2(1인칭 슈팅 게임) 게임을 즐겼다. 우선 LOL과 비슷한 장르의 게임은 X2H와 맞지 않다. 마우스 모양 자체가 LOL을 플레이하는 데 불편하다고 느껴졌다. 높은 엉덩이가 그 이유다. LOL을 플레이할 땐 손목을 이용해 마우스 포인터를 움직이기 때문에, 낮은 엉덩이 모양을 가진 마우스가 편하다. 그리고 찌걱이는 듯한 마우스 클릭 감도 한몫했다. LOL을 할 때, 마우스 클릭을 정말 많이 하게 된다. 찌걱이는 듯한 클릭 부는 LOL을 할 때 손가락에 큰 무리를 준다. 이런 클릭감이 싫은 사람들은 X2H 구매를 고민해 보길 바란다.
오버워치2를 즐길 땐 X2H를 추천한다. 게임 장르 특성상 손목과 팔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 이럴 땐 X2H의 높은 엉덩이가 손목과 팔을 지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오버워치2와 비슷한 장르의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X2H 구매를 추천한다.
제품 퀄리티도 좋다. 가벼운 무게지만 단단하고 제품의 빌드, 마감 자체가 잘 돼 있다. 어디까지나 양품을 뽑는다면 말이다.
내 돈 주고 사는데 양품을 뽑아야 한다고?
X2H 뿐만 아니라 펄사 자체에 정말 큰 단점이 있다. 바로 제품 뽑기 운이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컴퓨터 주변기기를 다루는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펄사가 자주 언급되는 이유다. 기자는 다행히 한 번에 양품을 받았지만, 대부분의 펄사 제품 구매자는 꼭 교환 한 번을 받는다고 한다. 펄사의 모토 '충격적인'은 제품에서 받은 게 아니라 이 점에서 받았다.
X2H가 도착하면 체크 해봐야 하는 것이 있다. 마우스를 책상에 놓았을 때 수평이 잘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마우스 클릭했을 때 찌걱이는 느낌이 아니라 진짜 찌걱이는지, 잡고 흔들었을 때 아무 이상이 없는지, 마우스 클릭이 두 번 눌리진 않는지, 마우스 클릭 부가 심하게 벌어지진 않는지 체크 해봐야 한다. 이걸 정말 제품 구매자가 직접 확인해 봐야 하나?
불행 중 다행으로 펄사의 2년 무상 A/S 서비스와 불량 교환 서비스가 게이밍 기어 업계 중 탑이라고 불린다. 아마 이 이유로 업계 탑으로 올라온 것이 아닐까 싶다.
제품 뽑기 운이 심하기 때문에 제품 할인할 때 사는 것을 추천한다. 정가 11만9000원을 주고 사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할인 가격인 8만3300원은 사볼 만하다. 구매했다면, 제발 양품이 한 번에 도착하길 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