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교복·한복 입고 관광지 거리 활보해 보셨나요?"

초량이바구길, 전주 한옥 마을 등 의복대여 체험, 젊은이에게 인기 / 이슬기 기자

2016-09-01     취재기자 이슬기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옛날 교복과 한복을 체험할 수 있는 관광지 여행이 성행하고 있다. 평범한 관광보다는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젊은이들은 이같은 의복 체험을 필수코스로 꼽고 있다. 색다른 경치나 음식을 접하면 사진을 찍어 바로 SNS에 올리는 것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 이색적인 의복 체험 역시 좋은 사진감이 되기 때문이다. 젊은이의 호응을 타고 여러 관광지에서 여행 상품의 하나로 의복 대여를 하고 있다. 대학생 송윤정(23) 씨는 경주 '추억의 달동네'에서 교복 입기 체험을 하고 SNS에 올렸다. 송 씨는 “여행하다 들른 곳의 배경이 예스러워서 좋았는데, 교복을 빌려 입고 다니니 중고교 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아서 더 좋았다”고 말했다. 현재 의복 체험 상품을 내놓은 관광지는 ▲울산 고래마을, ▲전주 한옥마을, ▲순천 드라마 세트장, ▲부산 이바구길, ▲합천 영상 테마파크, ▲군산 철길마을, ▲이화 벽화마을, ▲경주 추억의 달동네 등이 있다. 부산의 초량 이바구길은 작년 12월부터 교복 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바구길은 6.25 때 당시의 피란민들의 애환이 깃들여 있는 곳. '이바구 공작소'는 관광객들이 스치듯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닌, 직접 체험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교복 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바구 공작소의 한 관계자는 “교복 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한 뒤로 젊은 사람들은 물론 어르신들도 옛 추억을 떠올리기 위해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경주 추억의 달동네과 초량 이바구길은 무료로 옷을 빌려 주지만, 울산 고래마을이 2,000원, 전주 한옥마을과 이화 벽화마을은 5,000원씩 받는다. 한복 대여비는 1만 원대가 넘어간다. 의복의 종류와 착용 시간, 실내·외 기준 등에 따라 다양한 가격이 매겨져 있지만, 그다지 큰 부담은 아니라는 게 관광객들의 반응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대여용 의복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러 사람이 돌려 입는 의복이 제때 세탁되지 않는 등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여자에게 불쾌함을 줄 수 있다. 대학생 송지연(23) 씨는 "의복 대여를 하려고 했지만 옷들이 정돈이 되지 않은 채 뒤엉켜 있어 내게 맞는 사이즈를 찾아 입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송 씨는 “내가 빌려 입은 곳은 무료로 의복이 제공돼서 부담은 없었지만 옷을 갈아입는 공간도 제대로 마련 안 돼 있었고 사이즈가 들쭉날쭉한 데다 한 사람이 오래 입고 있어도 제재를 하지 않아 불편했다”고 말했다. 경성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오홍철 교수는 관광객들이 옛날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 궁금증을 가지고 옛날 향수에 젖어보고 싶은 문화 체험 욕구를 가지고 방문하기 때문에 이같은 의복 대여 관광지가 인기를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 교수는 “관광지에서는 이같은 의복 체험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할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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