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 오늘 정오께 부산 근접, 예상 강수량 최대 250mm
태풍경보 발령, 각급 학교 임시휴교...항공·선박 운항 전면 중단조치 / 정혜리 기자
강한 바람과 폭우를 동반한 제18호 태풍 차바가 5일 오전 제주 해상을 통과해 이날 정오께 부산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산지역에도 태풍 경보가 발령되는 등 태풍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지방기상청은 부산지역 예상 강수량은 50~150mm, 해안가는 최대 250mm의 많은 비가 예상되며, 시간당 3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산시의 각급 학교에는 이날 임시휴교 조치가 내려졌으며, 일부 대학도 전면 휴강을 실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18호 태풍 차바는 5일 오전 8시 현재 여수 남쪽 약 80km 부근 해상(34.0N,127.6E)에서 약 40km/h의 속도로 동북동진 중이다. 정오께는 부산 해상에, 오후 3시에는 울산 동쪽 약 130㎞부근 해상에 각각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와 남부지방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면서 매우 강한 바람과 매우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제주도 산간지역인 윗세오름에는 500mm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제주공항 역시 오전 7시부터 운항이 전면 통제돼 국내외 항공편이 모두 결항되고 있다.
태풍이 접근하면서 경남 일대에도 강풍과 함께 세찬 비가 내리고 있다. 기상청은 전남 동부 남해안과 경남, 경북 남부에 250㎜가 넘는 세찬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상에서도 이날 아침 현재 남해상에 풍랑특보가, 제주남쪽 먼바다에 태풍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그밖의 남해와 동해상, 남부 내륙지역에도 앞으로 기상특보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부산에도 태풍경보가 발령됐다. 부산은 4일 늦은 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 5일 새벽부터 장대비가 내리고 있다.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6시 현재 해운대에 45㎜, 남구 대연동에 40.5㎜의 비가 내렸다. 이날 오전 현재, 부산항 북항에는 최대순간풍속 19.5m/s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북항 앞바다에 2.9m를 비롯, 남해동부 먼바다에는 최고 7.7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 유·초등·중학교, 울산은 유·초·특수학교에 임시 휴교 조치가 내려졌다. 부산지역 고등학교의 경우 학교장 판단에 따라 휴교 또는 등교시각 조정 등 학생안전 조치를 취하게 된다. 경성대, 부경대 등 일부 대학에서도 이날 전면 휴강조치가 내려졌다.
강한 비바람에 부산을 오가는 하늘 길과 바닷길도 막혔다.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에 따르면, 김포를 출발해 이날 오전 8시 25분 김해에 도착 예정이던 에어부산(BX8803)편이 결항하는 등 김해공항 출·도착 예정 항공기 36편이 결항될 예정이다. 또 부산항을 오가는 모든 선박들의 입출항이 전면 통제된 가운데 부산 인근 주요항구에는 선박 1만 7,000여 척이 피항하고 있다.
태풍 피해에 대비해 교통 통제도 내려졌다. 온천천 물이 불어나기 시작하자, 부산경찰청은 이날 오전 5시 50분부터 동래구 세병교와 연안교 하부 도로에 차량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 또 침수가 예상되는 사상구 삼락체육공원에는 앞서 4일 오후 10시부터 차량 진입이 통제되고 있다.
부산기상청은 "태풍 차바가 5일 정오께 부산에 가장 근접하는 만큼 안전사고 예방과 농작물·시설물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높은 파도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선박 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부산기상청은 5일 오후부터는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