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 부산 강타해 피해 속출... “재난영화 방불”
3명 사망 5명 부상…초고층 빌딩 밀집 마린시티 물바다, BIFF빌리지도 침수 / 정인혜 기자
2017-10-05 취재기자 정인혜
부산 해운대 태풍차바 피해 #theta360 -
제18호 태풍 ‘차바’가 제주도와 한반도 남해안을 휩쓸고 간 5일 직접 영향권에 든 부산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5일 새벽부터 부산에는 최대 순간 풍속 20m/s 이상의 강풍이 불어 닥치면서 피해 사례가 잇따라 접수됐다. 부산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5분께 부산 동구 범일동에서는 9층짜리 주차타워가 무너져 맞은편 상가건물 옥상으로 쓰러지면서 차량 7대가 파손됐다.
인명 피해도 속출해 이날 오후 3시 현재 부산에서는 총 3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오전 10시 50분께 부산 수영구 망미동 2층 주택 옥상에서 정모(90) 씨가 강풍에 추락해 숨졌다.
오전 11시께에는 영도구 동삼동의 한 공사현장에서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컨테이너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해 컨테이너 안에 있던 오모(59) 씨가 현장에서 사망했다. 앞서 새벽 강서구 방파제에서는 허모(59) 씨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반나절만인 이날 정오 숨진 채 발견됐다.
초고층 빌딩이 밀집한 해운대 마린시티는 아수라장이 됐다. 8m 높이의 바닷물이 방파제를 넘어 아파트를 덮치면서 도로 곳곳이 물바다로 변했다.
주민 김상도(27,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씨는 “눈앞에 집채만 한 파도가 떨어지는데 이대로 죽는구나 싶었다”면서 “영화 <해운대>를 실제로 촬영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아파트 단지에서 물고기를 잡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글 게시자는 “바닷물이 밀려들어 오면서 물고기도 딸려왔다”며 “바가지만 있으면 낚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오후 1시를 기점으로 울산, 부산, 경남(양산·남해·고성·거제·사천·통영·김해·창원), 경북(경주·포항), 남해동부 전 해상, 동해남부 먼바다, 동해남부 앞바다(경북남부 앞바다·울산 앞바다) 등에 태풍경보를 발령했다. 태풍은 오후 3시 현재 울산 동쪽 약 150km 부근 해상을 지났다. 기상청은 오후 6시 경엔 세력이 약화돼 독도 동남동쪽 약 120km 부근 해상을 빠져 나갈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