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기모찌?" '몬데그린 현상' 포함된 콘텐츠에 '키득 키득'

외국어 원음이 한국어처럼 들리는 현상...네티즌들, "재미있다" 입소문 / 이슬기 기자

2017-10-21     취재기자 이슬기
요즘 SNS에서 '몬데그린 현상'이 포함된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몬데그린 현상이란 외국어가 자신의 모국어처럼 착각해 들리는 현상으로 특히 팝송을 들을 때 흔히 경험한다. 외국어를 한국어로 받아들이면서 괴상하게 변경된 가사들이 웃음을 주는 것이다. 몬데그린이라는 말은 스코틀랜드 발라드 <머리의 잘생긴 백작(The Bonny Earl of Murray)>의 마지막 가사 "그리고 그를 풀밭에 눕혔네(And laid him on the green)"를 "그리고 몬데그린 가의 아가씨(And Lady Mondegreen)"로 잘못 들었다는 미국 작가 실비아 라이트의 에세이에서 유래됐다. 영어 가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난 우리 가요에서도 몬데그린 현상을 쉽게 체험할 수 있다. 최근 몬데그린 현상으로 인기를 끈 대표적인 가사는 ‘샤샤샤’다. 지난 4월 발매된 트와이스의 <Cheer Up> 가사 중 ‘부끄럽다’는 의미인 "샤이 샤이 샤이(shy shy shy)"가 몬데그린 현상을 발생시켰다. 해당 가사는 사람들의 귀에 한국어 ‘샤샤샤’로 들렸고, 이는 새로운 의성어로 사람들의 인기를 얻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영어 가사를 들리는 그대로 올려두고 노래 제목을 알려달라는 게시물이 많이 올라온다. 한 누리꾼은 네이버 지식iN에 “압력밥이 좋아, 음력밥이 좋아, 주먹밥 좋아, 이렇게 들리더라”며 “목소리가 약간 아이유 같은데 이 곡 좀 알려 달라”고 질문을 했다. 실제 가사는 “I'm your bobby doll Baby, on your bobby doll 나랑 놀아 주세요”로 지난달 발매된 가수 송지은의 노래 <Bobby Doll> 가사의 일부였다. 게임에서도 몬데그린 현상을 찾아 볼 수 있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오버워치’에서는 게임 중 “류승룡 기모찌”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게임에서 뜬금없이 배우 이름 류승룡과 ‘기분이 좋다’를 뜻하는 일본어 ‘기모치이이(きもちいい)’가 들리는 이유는 몬데그린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게임 속 영웅 ‘겐지’의 대사 중 일본어 “류진노 켄오 쿠라에(용신의 검을 받아라)”가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어 “류승룡 기모찌”로 들린 것이다. 이외에도 게임 속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몬데그린 현상은 게임 유저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사실 몬데그린 현상을 처음 대중에게 각인시킨 것은 과거 KBS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였다.  개그맨 박성호는 당시 팝송 가사 "all by my self"를 ‘오빠 만세’라고 바꿔 불러 큰 인기를 얻었다. 또 해당 개그 코너에서는 다양한 팝송 속 몬데그린 현상을 개그 요소로 사용했다. 몬데그린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시험기간에 지친 나에게 웃음을 준다,” “육성으로 터졌다,” “원 가사를 아는데도 듣고 있으면 실실 웃음이 나온다” 등 반응을 보였다. 그중 한 누리꾼은 “몬데그린 현상은 평소에도 자주 경험할 수 있는데, 이런 가볍고 간단한 개그는 일상 속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