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꼼수 보상안에 소비자는 "우리가 호갱이냐" 불만 폭주
삼성전자, "구형으로 교환하면 새모델 출시 때 반값 판매"...알고 보면 챙길 돈 다 챙겨 / 박준우 기자
2016-11-01 취재기자 박준우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와 관련해 추가 보상안을 내놓았지만, 구매자들의 불만은 오히려 더 커져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2일 ‘갤럭시노트7’의 판매를 중지하고 후속 조치로 올 12월 31일까지 ‘갤럭시S7’ 혹은 ‘갤럭시S7엣지’ 모델로 교환 또는 환불에 나섰다. 하지만 교환율이 10%를 밑돌자,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추가 보상안을 내놓았다. 추가 보상안의 골자는 갤럭시S7 혹은 갤럭시S7엣지로 교환한 이들이 24개월 할부를 설정하고 12개월을 쓰면, 내년 하반기에 출시될 새 모델인 갤럭시S8이나 갤럭시노트8를 구입할 때 잔여 할부금 12개월 치를 면제해 준다는 것.
얼핏 보면 갤럭시S7 혹은 갤럭시S7엣지로 교환을 한다면 내년에 출시될 새 모델을 반값으로 살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24개월 약정한 갤럭시S7(출고가 88만 원)을 1년간 사용하다가 갤럭시S8 혹은 갤럭시노트8로 바꾸려면 이미 한 번 교환 받았던 갤럭시S7을 반납해야 한다. 그 후 새 모델은 ‘반값’이 아닌 출고가 전부를 주고 사야 한다. 면제가 되는 건 24개월 약정한 갤럭시S7의 쓰지도 않은 12개월 치 ‘잔여 할부금’인 40여만 원이다. 결국 소비자는 갤럭시S7 할부금의 반을 냈음에도 새 모델로 교환할 때 갤럭시S7을 중고로 팔 수도 없고, 새 모델 역시 제값을 주고 사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보상안에 대한 애매한 설명과 일부 언론의 정확하지 않은 보도로 이 사실을 아는 소비자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갤럭시노트7을 구매한 김진욱(24,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씨는 “이걸 보상안이라고 내놓았느냐”며 “옛날 모델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화가 나는데, 내가 12개월 동안 낸 할부금을 삼성이 그냥 가지겠다는 말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구매자 김주영(25, 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씨 역시 추가 보상안에 불만을 보였다. 김 씨는 “그렇다면 12월에 갤럭시S7으로 교환 후 3월에 새로운 모델을 사는 사람은 갤럭시S7 모델을 3개월 썼으니 12개월 중 남은 9개월 치 할부 값도 내고, 새로운 모델도 제값을 주라는 소리 아니냐”며 “소비자를 우롱하는 삼성의 제품을 더 이상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번 갤럭시노트7 사태로 타격이 큰 만큼 더 이상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꼼수를 부려 생기는 문제”라며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보상안으로는 사용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은 추가 보상 프로그램에 변동은 없다“며 ”보상 프로그램 자체가 전 세계에 모두 적용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