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피란시절 문화예술인의 삶 되새기는 ‘밀다원 시대 문학제'
12일 광복로·부산근대역사관 쉼터서 개최...김동리 소설 <밀다원 시대> 모티프 삼아 / 정혜리 기자
1950년대 부산의 모습. |
부산 원도심은 1950년 한국전쟁 후 피란민들로 북적였다. 광복동, 남포동 거리마다 피난민과 이산가족들의 가슴 아픈 사연과 애환이 넘치던 곳이다. 피란온 문화예술인도 이곳 다방과 막걸릿집에 삼삼오오 모여 전쟁의 시름을 달랬다. ‘2016 부산 밀다원 시대 문학제’가 부산 중구와 부산소설가협회 공동 주최로 12일 광복로와 부산근대역사관 쉼터에서 열린다.
‘부산 밀다원 시대 문학제'는 소설가 김동리가 부산 피난 시절을 소재로 쓴 소설 <밀다원 시대>를 축제의 모티브로 삼고 있다. 부산 광복동에 있던 밀다원 다방에는 가족과 헤어져 남으로 피란 온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불안한 나날을 견뎌내고 예술을 향한 열정을 키우며 미래를 준비했다.
이번 문학제는 소설의 배경이었던 중구의 지난 역사를 재조명하고 광복로가 문화예술공간으로 가지는 의미와 가치, 기억을 공유하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12일 오후 1시부터 피난시절 예술인들의 아지트였던 ‘밀다원’ 다방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광복로 거리에서 중견 작가들이 자기 저서를 독자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는 작가 도서 서명회가 열리며, 김동리 선생의 저서도 무료로 나눠 준다.
오후 2시부터는 부산근대역사관 쉼터에서 문학제 개막식과 피난시절 공모글 시상식이 개최된다. 그리고 ‘피난시절 부산의 문학 학술 심포지엄’과 소설 <밀다원 시대> 입체낭송 및 마임, 피난시절 노래와 해설, 부산 피난시절 사진과 글 전시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소설가협회 박명호 회장은 “처음 문학제는 김동리 기념사업회 측에서 진행하면서 지역작가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되었고, 현재는 부산소설가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한국현대사에서 가장 큰 비극인 한국전쟁이 잊혀져가는 아쉬움이 있는데, 이 문학제는 피란시절 문화 수도였던 부산의 문화적 뿌리를 보전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