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했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 "19일 청문회 출석하겠다"
비난 여론 의식한 듯...정치권 한때 현상금까지 걸고 '우병우 수배' 나서기도 / 정인혜 기자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출석 요구에 불응한 채 잠적했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19일 청문회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언론들이 일제히 13일 보도했다.
국회 특위는 지난달 27일 우 전 수석에게 청문회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가 전달하지 못하자 2차 청문회 당일인 지난 7일 동행명령서를 발부했다. 국회 입법조사관과 경위들은 우 전 수석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 등을 방문했으나 행선지를 찾지 못해 동행명령서를 집행하지 못했다
우 전 수석은 집을 비운 채 국회의 청문회 출석요구서와 동행명령서 수령을 피하자 국민들의 비난이 거세졌고 네티즌 사이에선 '우병우 소재 찾기'에 나서기도 했다. 정치권도 현상금을 내걸며 우 전 수석 찾기에 나서기도 했다.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각각 500만 원을 내놓았고,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도 각각 100만 원의 포상금을 약속했다. 정 전 의원이 개설한 별도의 현상금 모금 계좌에는 현재까지 1,000만 원이 넘는 돈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합산하면 2,100만 원이 넘는 셈이다.
현상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국민들 사이에서는 우 전 수석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일기도 했다. 올 하반기 유행했던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GO’에 빗댄 ‘우병우 GO’ 포스터가 등장하는 등 패러디도 봇물을 이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위증을 입증할 증거를 찾아냈던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를 중심으로 한 네티즌들 우 전 수석의 사진으로 현상수배 전단을 만들어 온라인에 배포하고, 과거 자료를 조사해 우 전 수석의 차량 종류와 번호까지 공개했다. 옷차림이 바뀔 것을 예상해 등산복을 입은 모습을 합성한 사진이 등장하기도 했다.
특히 우 전 수석이 부산에 은신하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되면서 한때 부산을 중심으로 수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의 한 아파트에서 우 전 수석을 마주쳤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모자를 푹 눌러쓴 우병우와 마주쳤다. 엘리베이터를 내리면서 나를 째려보고 갔다”고 말해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직장인 우지원(32, 부산시 남구 문현동) 씨는 ‘비겁 종결자’라는 말로 우 전 수석을 비판했다. 우 씨는 “고위 공직에 몸담았던 사람이 어찌 이리 추태를 보일 수가 있냐. 기를 쓰고 도망치는 모습을 보니 켕기는 게 어마어마하긴 한가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기춘, 우병우가 이번 사태의 핵심인 것은 중학생들도 아는 사실”이라며 “기필코 잡아서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우 전 수석이 19일 청문회에 자진 출석하기로 함에 따라 '우병우 찾아내기' 움직임도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이며 청문회에서 그의 발언에 국민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