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뜯고 샤워 꼭지 바꾸고...박 대통령 정신건강까지 논란
[최순실 3차청문회] 런던 국빈방문 당시 행적 논란...전 주치의들, “문제 느끼지 못했다” / 정인혜 기자
2017-12-15 취재기자 정인혜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3차 청문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정신 건강’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의 증언을 근거로 박 대통령의 정신 건강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송 의원이 인천시장으로 재직 중이던 당시 박 대통령이 시장실 변기를 뜯어간 사연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의 행동에 굉장히 독특한 부분이 많다”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인천시장 재직 당시 국정간담회를 위해 찾아 온 박 대통령에게 집무실을 빌려줬더니 변기를 뜯어내 새것으로 교체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최근 잇따라 언론에 보도된 박 대통령의 특이한 일화에 대해서도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중앙일보 기사를 보면 박 대통령이 영국 국빈 방문 당시 하룻밤 묵는 호텔 객실의 침대 매트리스를 바꾸고 전자레인지를 설치해 혼자 식사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언급한 해당 기사는 14일 중앙일보가 게재한 ‘대통령의 하룻밤’이라는 칼럼인 것으로 보인다. 해당 칼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하루 묵었던 호텔의 침대 매트리스를 교체하고 전자레인지를 설치했다. 욕실 샤워 꼭지도 서울에서 가져온 것으로 바꿨으며, 화장대 주변에 조명등 두 개와 흰 장막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시 담당 공무원은 “대통령이 거울을 볼 때 다른 사물이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 두 일화를 거론한 뒤 ‘부신기능저하증’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이 해당 질환의 증상을 보이는지에 대한 소견을 물었다. 그는 “대통령 인격을 침해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정신상태에 대한 청와대 주치의의 평가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신기능저하증은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아 면역기능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하는 병으로 만성피로, 저혈당, 저혈압, 무기력증 등의 증세를 유발하는 병이다. 최근 최석태 전 KBS 부산방송총국 총국장이 "박 대통령이 불치병인 부신기능저하증을 앓고 있다. 아픈 몸을 끌고 국정을 펴는 대통령을 이제 그만 괴롭히자"고 주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병석 대통령 전 주치의는 “(정신과) 전문의는 아니지만, 대통령이 정신건강 측면에서 일반 정상인과 크게 다르다는 것은 못 느꼈다. 청와대에 정신과 의사가 없어서 대통령의 정신 건강 문제에 주목한 의사도 없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 주치의였던 서울대병원 서창석 원장 역시 “(이에 대해) 대답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박 대통령과 일반적인 대화를 할 때 큰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 못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