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정유라 입학 비리 의혹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

[4차 국회 청문회] 이대 관계자, "특혜 준 적 없다" 부인 일관..."현직 부총리급이 정윤회에 뇌물" 주장도 / 정인혜 기자

2017-12-16     취재기자 정인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규명하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제4차 청문회가 15일 국회에서 열려 국조위원과 증인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청문회에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재홍 전 승마국가대표 감독,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이규혁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 증인으로 꼽혔던 최순실 씨 전 남편 정윤회 씨, 박관천 전 경정은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이 외에도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 정동구 전 K스포츠재단 초대이사장, 이한선 전 미르재단 상임이사 등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청문회장에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김성태 위원장은 불출석 증인 15명 중 11명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이날 청문회는 지난 2014년 제기된 ‘정윤회 문건’ 의혹과 이화여대 정유라 입학 비리 및 특혜 의혹 규명에 중점이 맞춰졌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은 "박근혜 정부가 양승태 대법원장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 등 사법부 고위 인사들을 사찰한 문건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해 큰 파문이 일었다. 조 전 사장은 “삼권 분립이 붕괴된 것이고 헌정 질서를 유린했으며 이는 명백한 국기문란이다. 대통령은 이것만으로도 탄핵 사유가 분명하다”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이어 조 전 사장은 정윤회 씨가 공직자 임명과 관련해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부총리급 공직자가 연루됐다고 밝혔다. 그는 “부총리급 공직자의 임명을 위해 정윤회가 7억 원 가량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전해 들었다. 제가 알기로는 부총리급 공직자”라고 주장했다. 실명 언급에 대해서는 “그건 말 못한다. (그 사람이) 현직에 있기 때문에 말하기가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을 비롯한 이대 증인들은 정유라 씨의 입학 및 학점 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최 전 총장은 “도의적인 책임은 느낀다”면서도 “정유라에게 특혜를 준 적은 없었다”고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최 전 총장은 “학교 내에서 굉장히 엄격한 진상조사를 했음에도 조직적으로 특혜를 준 것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입학에 관련해 특이한 사항이 있으면 보고를 받기도 하는데, (정유라는) 처장회의에서 입학처장이 간단하게 특이사항 정도로 보고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전 총장은 학교에서 최순실 씨와 두 번 만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그는 “입학 당시에는 만난 적이 없고, 입학 이후 지난해 가을쯤 학교를 방문해 만났다. 학사문제를 의논하러 왔기에 잠시 인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느 학부모나 다 찾아오면 다 만나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내놓지 못했다.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도 정 씨의 특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남 전 차장은 “면접위원 오리엔테이션에서 정유라를 유리하게 할만한 취지의 발언을 한 게 있느냐”는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의 질의에 “결과적으로는 유리하게 적용됐는지는 모르지만, 정유라 혼자만 특정화시켰던 것은 아니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정유라 입시에 대한) 어떤 부당한 지시나 청탁이나 대가는 일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 입학 비리 관련 감사를 담당했던 교육부 김태현 교육복지연수 과장은 “본인은 그렇게 주장하지만 면접위원들은 영향을 받았다고 진술했다”며 남 전 차장의 진술을 정면 반박했다. 또 이날 청문회에선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영선 의원이 최순실 씨가 독일 귀국 전 재단 관련 지인에게 국정농단 의혹 언론보도 등을 보고 받고 대책을 강구하는 음성파일을 전날에 이어  추가로 공개했다. 최순실은 SK그룹에 출연금을 강요한 것이나 청와대가 모금에 관여한 사실을 귀국 직전 은폐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는 22일 열릴 5차 청문회에서 최순실 씨 모녀와 우병우 전 수석 등 모두 18명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출석하겠다고 밝힌 우 전 수석을 제외한 최 씨 모녀가 실제로 증인으로 출석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19일로 예정됐던 5차 청문회 일정은 오는 22일로 변경됐다. 5차 청문회에는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등 18명이 증인으로 채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