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소라껍질에 담긴 뷰티소라게, 알고 보니 동물학대

최근 대형마트서 불티나게 팔려..."원래 집 부수고 뷰티쉘에 강제 이주" 거센 비난 / 이슬기 기자

2016-12-19     취재기자 이슬기

대형마트와 문구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뷰티소라게가 동물 학대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소라게는 연약한 복부를 보호하기 위해 고둥류의 껍데기를 집으로 사용하는 생물이다. 소라게가 성장하면 자신의 몸에 맞는 큰 껍데기를 찾아다니는데, 이러한 습성을 이용해서 사람들은 껍질에 형형색색의 장식을 한 ‘뷰티소라게’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 한 모바일 앱에 “뷰티소라게, 상술에 장난감으로 전락한 생명”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생명존중 시각에서 본다면 옳은 일인지 의심스럽다”는 글과 함께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뷰티소라게의 사진이 실려 있다. 사진 속 대형마트 소라게는 알록달록한 껍데기를 입고 좁은 상자에 쌓여있다.

마치 장난감을 연상시키는 뷰티소라게 사진을 본 사람들은 “30년 전 염색 병아리와 똑같은 짓을 아직도 하고 있다니 충격적이다,” “소라게가 장난감이냐,” “소라게는 자신이 저런 껍질에서 억지로 살아가는 걸 사람들이 만지는 것보다 더 싫어하겠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소라게를 키우는 사람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소라게 왕국’에도 뷰티소라게에 관한 논란을 담은 글이 올라왔다. 논란의 대상은 외국 소라게 사육장에서 찍힌 뷰티소라게 생산 과정.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에는 억지로 소라게의 집을 부순 다음, 연약한 복부가 드러난 소라게를 뷰티쉘이 쌓인 통에 던져 넣는 과정이 담겨 있다.

영상 캡처화면을 올린 작성자는 “소라게를 오래 키우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소라게들은 뷰티쉘을 싫어한다”며 “그래서 강제적으로 뷰티쉘을 입히는 것 같은데 끔찍하다”고 영상 속 뷰티소라게 생산을 비판했다. 이어 작성자는 댓글에 “하루에도 천 마리 이상 죽어간다고 한다”며 “어린아이들은 자연쉘보다 뷰티쉘을 좋아하고, 마트에서도 자연쉘 입은 소라게는 안 팔린다고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다행히 한국에 유통되는 뷰티소라게들은 대부분 자연적인 쉘갈이로 이루어지며 강제 쉘갈이를 하는 일은 드물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소라게는 새로운 껍데기를 찾아가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뷰티쉘으로 쉘갈이를 하게 해서 생산한다”며 “뷰티소라게 구입이 꺼려지면 자연소라게를 구입한 다음 뷰티쉘을 따로 사서 쉘갈이 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라게에게는 뷰티쉘이 아가미 손상 및 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에 뷰티소라게가 동물 학대라는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학생 이모(22, 부산시 동래구) 씨는 “생명을 장난감처럼 함부로 다루는 것이 보기 좋지 않다”며 “인간의 욕심 때문에 말 못하는 생물들이 학대받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민 박민서(23,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자연 쉘갈이라도 소라게는 보석, 반짝이로 알록달록 꾸며진 집에 살고 싶지 않을텐데 저런 껍데기에 살도록 유도해 상품화하는 것이 잔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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