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과의 추억, 사진으로 남겨요" 반려동물 스튜디오 성업

견주가 직접 찍는 스튜디오도 등장...시계·옷·컵에 반려동물 사진 담아주는 서비스까지 / 조민영 기자

2017-12-22     취재기자 조민영
특별한 날 사람들은 모여서 사진을 찍는다. 돌 사진, 가족사진, 웨딩사진이 그것. 그 사진의 공통점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을 남기려는 것. 그러나 최근 사람이 아닌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과 함께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 즉 진정한 동반자로서 생각해 추억을 남기기 위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반려동물 전문 스튜디오가 성업 중이다. 일반 사진관도 가족 사진은 물론 '반려동물 프로필' 촬영도 해준다는 광고판을 내걸기 시작했다.
직장인 남윤경(30, 서울시) 씨는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 ‘사랑이’의 사진을 평소에 많이 찍지만, 더 예쁘게 찍어 주고 싶은 마음에 반려동물 전문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그는 스튜디오에서 찍는 사진의 가격이 비싸지 않은 데다 자신이 찍는 사진보다 훨씬 예쁘게 나와서 마음에 들었다. 남 씨는 “사랑이가 가족처럼 소중한 존재라서 돈이 아깝다거나 사치를 부렸다든지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 아주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올해 아홉 살이 된 푸들 ‘초코’를 키우고 있는 애견인 민모(28, 서울시) 씨도 강아지와 추억을 멋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애견 전문 스튜디오를 찾았다. 그는 “사진을 같이 찍으니 특별한 추억이 됐다”며 “나중에 남는 것은 사진 밖에 없다”고 말했다. 1인 가구가 느는 추세에 따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그만큼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높아지고 있는 것. 이들은 반려동물을 진정한 가족으로 생각하고 추억을 쌓기를 원한다. 혼자 자취 생활을 한 지 5년이 된 직장인 김모(42, 울산시) 씨는 1년 전부터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 그는 혼자 살다 보니 외롭고 쓸쓸해서 강아지를 입양했는데 강아지가 외로움을 많이 달래준다고 말했다. 김 씨는 “강아지가 아무래도 사람보다 수명이 짧으니 추억을 만들기 위해 평소에 사진을 많이 찍고 있다”며 “강아지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어주는 스튜디오가 있다고 해서 조만간 가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에서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서경원(29) 씨에 따르면, 반려동물 사진만 찍으러 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가족사진을 찍을 때 반려동물과 함께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다고 귀띔했다. 스튜디오 사진의 가격은 1인당으로 받으며, 반려동물을 포함해서 5인 가족 기준으로 약 10만 원이다. 서 씨는 “가족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사진을 찍을 때 분위기가 더 화목해 보여 사진을 찍어 주는 입장에서도 즐겁고 보기가 좋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전문 스튜디오들은 액자 사진뿐만 아니라 시계, 옷, 컵, 휴대폰 케이스, 보조 배터리 등에 사진을 넣어주기도 한다. 서 씨는 “요즘은 스튜디오에서 찍은 반려동물 사진이 들어간 휴대폰 케이스나 텀블러를 만들어 가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 사진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찍은 반려동물 사진을 가져오면, 휴대폰 케이스, 보조배터리, 주차 번호판 등에 반려동물 사진을 넣어 물건을 만들어주는 커스텀 업체도 생겼다. 반려동물 커스텀 업체 대표 박수현 씨는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인 비숑프리제의 사진으로 직접 애용품을 만들다가 이 사업을 시작한 케이스. 고객들이 찍은 사진을 보내주면 사진을 보정해 물건 안에 사진을 넣어 물건을 만들어주는 것.  지금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의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도 있지만, 키우다 죽은 반려동물 사진을 제작하러 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박 씨는 “반려동물의 사진을 예쁘게 보정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구매하신 분들은 99% 이상 만족한다”고 말했다.
요즘은 스튜디오를 대여해주는 셀프 사진 스튜디오까지 등장해 반려동물을 견주가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셀프 사진 스튜디오는 시간당 요금만 내면 스튜디오 안에 있는 배경을 이용해 견주들이 직접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한 살 된 마티즈를 키우는 대학생 박보람(22, 부산시 수영구) 씨는 평소 강아지에게 수제 간식도 만들어 줄 만큼  개를 좋아한다. 박 씨는 “강아지를 진짜 내 동생이라 생각하며 키우고 있다. 그래서 부모님과 이번에 강아지를 데리고 가족사진을 찍으러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반려동물관리협회 이사 정호원 씨는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반려동물 전문 스튜디오처럼 반려동물 관련 사업이 성장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정 씨는 “사진 촬영 시 반려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긴장을 풀어주며 즐겁게 촬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