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진' 촛불집회, 성탄 전야인 오늘 문화제로 펼쳐져
31일 송년 집회도 예정...가수 신대철, 아버지 노래 <아름다운 강산> 부르기로 / 정혜리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쌀쌀한 날씨에도 전국적으로 촛불 열기가 계속된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오늘(24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끝까지 간다! 9차 범국민행동-박근혜 정권 즉각 퇴진·조기 탄핵·적폐 청산 행동의 날’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집회를 연다.
성탄 전야인 이날은 집회와 화려한 부대행사가 함께 열리는데, 오후 1시30분부터는 방송인 김제동 씨가 ‘만민공동회’를 열어 시민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본 집회 때는 밴드 ‘자전거 탄 풍경’의 공연이, 퇴진 콘서트 ‘물러나쇼(SHOW)’에는 마야, 이한철, 에브리싱글데이 등이, 그리고 행진 후에는 연영석, 루이스초이, 서울재즈빅밴드 등이 출연해 조속한 탄핵 심판을 촉구하는 국민의 뜻을 전하면서 성탄절의 기쁨을 나눈다.
한편, 31일 집회에는 가수 신대철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어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주말 보수집회 현장에서 참가자들이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을 불렀는데 신대철은 자신의 아버지가 유신 정권에 저항해 만든 노래를 박사모가 부른다며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분노했다. 신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버지가 '박정희 찬양가' 만들기를 거부한 후 만든 노래마다 금지곡이 되었다. <아름다운 강산>은 (특정한 정권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찬양한 노래"라고 설명했다.
신 씨는 이어 주최 측은 자신을 촛불집회에 섭외하라며 자신이 제대로 된 <아름다운 강산>을 보여주겠다고 글을 썼다. 주최 측은 즉시 신대철을 올해 마지막 주말 집회에 섭외했고 오는 31일 출연하기로 한 것.
시민들은 연말연시에 바쁜 와중에서도 계속 주말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직장인 길정희(26,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증인들이 청문회 나와서 얘기하는 것 좀 보라”며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뻔뻔하게 거짓말하는 걸 보자니 열이 뻗쳐서 집회를 안 나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시완(34, 서울시 성동구) 씨는 “주말이면 당연하게 친구들과 집회 참석한 다음, 술 한 잔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정수 퇴진행동 대변인은 “촛불을 든 지 두 달이 지나면서 대통령 탄핵소추안도 가결됐고 새해를 맞게 됐다”며 “31일 촛불집회는 국민의 힘으로 박 대통령이 없는 새해를 맞자는 뜻으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 등 두 구호를 내건 '최대 집중의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법원은 24일부터 내년 1월 14일까지 4주간 집회행렬의 청와대 인근 행진을 허용했다. 헌재 앞과 효자동 삼거리 등 헌재와 청와대 100m 이내에 있는 장소에서의 집회 및 행진은 허용하지 않았고, 청와대 100m 지점인 효자 치안센터까지는 오후 5시30분까지 행진을 허용했다. 안국역 5번 출구에서부터 약 50m 떨어진 인근 지점까지, 청와대 인근 삼청로 126맨션과 국무총리 공관 인근인 삼청로 우리은행 삼청점은 오후 10시30분까지 집회 및 행진을 허용했다.
부산에서도 촛불집회는 계속된다. 서면 중앙로에서 열리는 집회는 연인, 가족, 친구들과 함께하는 성탄 전야이기 때문에 축제 분위기로 진행될 예정이다. 오후 5시부터 민주노총 1만 총궐기가 부산지역본부 주관으로 진행되며 초대가수로 DJ DOC가 무대에 선다. 본 집회 이후 오후 7시 중앙로에서 문현교차로까지 행진한 다음 박근혜 대통령,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 김기춘 전 비서실장, 우병우 전 수석,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을 향한 단죄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10월 말부터 시작된 전국 주말 촛불집회는 지금까지 참여한 인원수를 모두 합치면 800만 명이 넘었고 곧 1,0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