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시대....디지털 기기 익숙치 못한 어르신들은 서럽다

자녀 국가장학금용 공인인증서 발급 못 받아 발만 동동...영화관 등 포인트 이용 '그림의 떡' / 황예원 기자

2017-01-01     취재기자 황예원

주부 박영자(51, 부산 북구 금곡동) 씨는 영화관을 자주 찾는다. 박 씨는 집 근처의 한 영화관만을 줄곧 이용하는 ‘단골’이기 때문에 그 영화관의 회원 등급이 두 번째로 높은 VIP 등급이다. VIP 멤버는 할인 쿠폰과 무료 관람 쿠폰을 받을 수 있다. 박 씨는 쿠폰의 존재를 알고는 있지만 쓸 방법을 모른다. 쿠폰은 해당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한 뒤 다운로드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은 박 씨는 영화관에 쿠폰 사용 방법을 문의했다가 본인이 직접 인터넷에서 회원가입해야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 박 씨는 “나는 컴퓨터를 전혀 다룰 줄 모른다. 그래서 아까운 쿠폰만 날리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박 씨와 같은 50대 이상의 아날로그 세대들도 20대처럼 문화생활을 많이 즐긴다. 그러나 영화, 연극, 뮤지컬 등의 공연 관람에 따른 각종 멤버십 혜택은 모조리 컴퓨터나 휴대폰 앱을 이용해야 받을 수 있다. 컴퓨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거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은 아날로그 세대들은 각종 디스카운트 혜택을 누릴 수가 없는 것이다.

주부 강모(50, 부산 사상구) 씨는 최근 영화관 이용 횟수가 늘어나면서 영화 매표원이 추천하는 포인트 카드를 만들었다. 자주 이용하면 포인트가 쌓인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 씨의 포인트 카드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포인트가 덜 적립된다. 강 씨는 발급받은 포인트 카드를 홈페이지에서 회원 등록하지 않았기 때문에 등록한 사람에 비해 포인트 적립률이 낮은 것이다. 강 씨는 “나는 ID가 뭔지, 로그인이 뭔지 모른다. 너무 어려워서 직원한테 등록을 부탁했지만 해줄 수 없다고 하더라. 자녀들이 다 객지 생활을 해서 컴퓨터 도움을 청할 사람도 없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포인트 카드에는 홈페이지 등록 방법이 적혀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은 쉽게 회원가입을 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포인트 카드는 무용지물이다(사진: 취재기자 황예원).

최근 개인 정보 유출 건수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은 개인 정보에 민감해졌다. 홈페이지에서 본인이 직접 카드 등록을 해야 한다. 그 전에 멤버십 가입 신청서를 수기로 받던 곳도 요새는 본인이 홈페이지에서 직접 등록을 해야 한다. 영화관 직원 이다솜(27) 씨는 “개인 정보 보호 때문에 직원들이 고객을 대신해서 직접 등록해줄 수가 없다”고 해명했다. 일부 영화관에서는 그 자리에서 바로 회원 등록을 할 수 있게 컴퓨터를 비치해 놓은 곳도 있지만 막상 직원이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아날로그 세대에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생 류세은(23, 부산 북구 화명동) 씨는 단골 60대 고객이 포인트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서 할인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보고 있다. 류 씨는 “아침에 일을 하다 보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이 오신다. 자주 방문하는 분들은 얼굴까지 알 정도다. 그 분들은 포인트로 영화를 충분히 볼 수 있는데, 포인트 카드가 없어 안타까웠던 적이 많다”고 말했다.

아날로그 세대가 고통을 받는 곳은 영화관만이 아니다. 작년부터 국가장학금을 신청할 때 부모의 공인인증서를 필수로 등록해야 하는 제도가 신설됐다. 공인인증서는 대리인이 대신 발급받을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본인이 은행에 가야 발급이 가능하다.

직장인 김만수(65) 씨는 최근 자녀의 국가장학금 신청에 필요하다는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으러 은행에 들렸다. 하지만 김 씨는 영문 아이디 설정과 공인인증서 등록 방법이 복잡해서 결국 발급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김 씨는 “이렇게 어려운 줄 알았으면 딸이랑 같이 올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영어 아이디도, 컴퓨터를 쓰는 것도 나한테는 어렵고 난감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윤선영(24, 부산 북구 금곡동) 씨는 어머니와 함께 은행에 들러 어머니의 공인인증서 발급을 도왔다. 윤 씨는 어머니가 공인인증서를 등록하는 방법을 전혀 모르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은행에 동행한 것이다. 그녀는 “우리 엄마와 같은 연령의 분들은 공인인증서를 혼자서 발급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미래(28, 부산 사상구 모라동) 씨는 “공인인증서 발급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실제로 많은데, 그런 분들 연령대가 대부분 50대나 60대다. 공인인증서 발급을 쉽게 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오지 않는 이상 처리 과정도 늦어진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신상민(62, 부산시 수영구) 씨는 이런 일들의 책임이 스마트 시대에 뒤쳐져 있는 아날로그 세대의 잘못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신 씨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스마트 시대에 소외돼서는 안 된다. 이것도 일종의 차별이라고 생각한다. 아날로그 세대도 불편함 없게 사용하도록 모든 전자 업무가 ‘똑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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