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로 굳어진 모바일 청첩장, "편리" vs "무례" 엇갈린 시선

요즘 신혼부부들 대부분 선호..."재미있다" 반응 속에 일부는 "성의 없다" 불쾌감 토로 / 천동민 기자

2018-01-14     취재기자 천동민
보험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김형준(45,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씨는 최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결혼식 청첩장을 받았다. 청첩장에는 신혼부부의 웨딩사진뿐만 아니라 간단한 영상과 인사말, 시간 및 장소와 약도가 첨부돼 있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지인들의 축하 댓글도 달려 있었다. 김 씨는 “모바일 청첩장을 처음 받았는데 과거 종이로 받던 청첩장과 달리 다양한 콘텐츠가 담겨있어 새로웠다”고 말했다. 모바일 청첩장은 모바일 시대에 맞춘 청첩장의 진화다. 종이 청첩장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제약이 많지만, 모바일 청첩장은 터치 몇 번으로 누구에게나 편리하게 전달될 수 있다. 제작과 내용의 수정도 손쉽다. 내달 14일 결혼을 앞둔 김성재(30, 울산 남구) 씨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청첩장을 우편으로 미리 보내드리면 잃어버리거나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항상 가지고 다니는 휴대전화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바일 청첩장을 제작했다”며 “직접 찾아뵙거나 우편으로 송부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줘 편리하다”고 말했다. 편리함뿐만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도 실용적이다. 대부분의 청첩장 제작사는 종이 청첩장을 제작하면 무료로 모바일 청첩장을 제작해주고 있다. 청첩장을 전달할 때 드는 우편비나 청첩장 모임 비용 또한 줄일 수 있다. 자영업자 박모(43, 창원시 마산합포구) 씨는 “10년 전쯤 내가 결혼식을 올릴 때는 청첩장을 돌릴 때 예의와 격식을 차려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자리를 따로 마련했다”며 “청첩장 모임 자리가 정말 큰 부담이었는데, 모바일 청첩장의 등장으로 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부담을 조금은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직접 모바일 청첩장을 제작하는 프로그램도 나와 누구나 손쉽게 모바일 청첩장을 만들고 전송할 수 있다. 직장인 박수창(29, 부산 북구) 씨는 “종이 청첩장은 잃어버릴 염려도 있고 확인하려면 소지하고 있어야 하지만 모바일 청첩장은 언제든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며 “종이 청첩장보다 개성도 있고 웨딩사진도 미리 볼 수 있어 좋은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부 김모(52, 창원시 마산합포구) 씨도 모바일 청첩장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김 씨는 “종이로 청첩장을 받는 것보다 훨씬 재미도 있고 신기하다”면서 “최근에는 지인들이 대부분 모바일로 청첩장을 보낸다”고 말했다. 모바일 청첩장은 여러모로 편리해 많은 호응을 얻고 있지만, 결혼의 예의와 격식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남아 있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지난해 12월 모바일 청첩장을 받았던 대학생 전예나(23, 부산 금정구) 씨는 “모바일 청첩장을 받으면 종이 청첩장을 받았을 때와 기분이 다르다”며 “편리하긴 하지만 대충 보게 되고 성의가 느껴지지 않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선에 김성재(30, 울산 남구) 씨는 “모바일 청첩장만 보내게 되면 예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 결국 일반 종이 청첩장도 같이 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32, 부산 영도구) 씨는 “달랑 모바일 청첩장만 보내는 것은 무례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종이 청첩장을 함께 전달하든지, 모바일 청첩장만 보낼 거면 사전에 안부 전화라도 한 통 하는 게  그나마 덜 기분 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첩장 제작사에서 근무 중인 이지수(26, 서울 종로구) 씨는 “모바일 청첩장이 생겨나면서 편리함 때문에 많은 사람이 모바일 청첩장을 찾지만 그렇다고 종이 청첩장의 제작량이 줄어들지는 않았다”면서 “어른들이나 가까운 이에게는 종이 청첩장을 통해 격식을 차리려는 경향이 아직 존재해 종이 청첩장 또한 꾸준히 찾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