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금연 작심삼일? 보건소 금연클리닉서 시작하세요"

6개월 과정 체계적 프로그램 제공...맞춤형 상담에 금연 성공률 40% 넘어 방문객 급증 / 신현욱 기자

2018-01-08     취재기자 심현욱
새해를 맞아 대학생 조용혁(24, 부산시 남구 대연동) 씨는 금연을 결심하고 가까운 보건소를 방문했다. 보건소에는 금연 클리닉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래도 금연은 혼자 힘으로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친구도 보건소 금연클리닉의 도움을 받아 금연에 성공했다”고 보건소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신년에 접어들어 많은 사람들이 금연을 시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후두암에 걸린 과거 흡연자를 내세워 공격적(?)인 증언형 금연광고를 선보였다. 여러 금연 치료방법 중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금연클리닉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데, 부산 남구 보건소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이 보건소의 금연클리닉에 등록한 사람은 1,500명에 이른다. 보건소 금연클리닉은 정부가 추진한 지역사회 통합 건강증진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흡연율은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다.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나타난 국내외 흡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흡연율은 24.1%이며 성별로는 남자가 42.1%, 여자가 7.4%로에 이른다. 이는 OECD 국가 중 에스토니아의 전체 흡연율 26%, 프랑스 24.1%, 터키 23.8%, 체코 22.9%, 이탈리아 22.1%에 이어 6번째에 해당한다. 성별 흡연율을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 남성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반면, 우리나라 여성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흡연율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전국 대부분의 보건소에서 금연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보건소의 금연클리닉 정보는 정부의 금연 홍보 인터넷 사이트의 ‘금연길라잡이(//www.nosmokeguide.or.kr/)’에 자세히 올려져 있다. 보건소의 금연클리닉은 연중 무료로 운영되고 있고 체계적인 치료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금연 시행 주차에 따른 방문 날짜가 정해져 있고, 그에 따른 치료 내용도 각기 다르다. 금연클리닉 프로그램으로는 금연 교육 및 상담, 일산화탄소 측정, 니코틴 의존도 검사, 금연보조제 지급, 조건에 따라 보건소 한방실과 연계한 금연침 시술 등이 있다.
첫 방문에선 흡연 상태를 알아보는 설문지를 작성하고, 혈압 측정 등의 검사를 받는다. 이를 통해 자신의 니코틴 의존도를 측정하는데, 의존도 결과에 따라 담당 치료사와 함께 알맞은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이후 2·3차 방문에선 일산화탄소 측정 및 금단증상 파악, 그리고 대처방법 교육이 진행되며, 복용하고 있는 금연보조제가 부족하면 이를 보충받는다. 이후에는 정해진 주기에 따라 보건소를 방문하면서 꾸준히 일산화탄소를 측정하고 스트레스 관리 및 금연 교육을 받는다. 6개월 과정이 끝나면 니코틴 소변검사를 통해 금연 성공을 확인하고, 소정의 성공 기념품을 제공받는다.
이 과정에서 금연상담사의 주기적인 전화 상담과 니코틴 패치 지원은 금연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조용혁 씨는 “한번씩 흡연 유혹의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보건소에서 전화가 걸려와 의지를 다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도 많다. 부산 남구보건소에 따르면, 금연클리닉의 도움으로 6개월 금연에 성공한 사람의 비율은 등록자의 40%에 이른다. 지난해 4월, 금연클리닉 등록 후 6개월 금연에 성공한 대학생 강정윤(23, 부산시 남구 대연동) 씨는 “사실 몇 차례 실패 후 성공했다”며 “누군가의 응원을 받으며 금연하니까 훨씬 수월하다”고 말했다. 권태구(30, 부산시 남구 감만동) 씨는 “작년 12월 말로 6개월 금연 유지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이제 가족들에게 떳떳할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말했다. 금연치료 전문가는 느긋하게 금연할 것을 조언한다. 부산 남구보건소 유정진 금연상담사는 “금연을 즐기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몇 번이고 실패할 수 있으니, 조급하게 금연하려면 오히려 실패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 12월 23일부터 생산된 담뱃갑에는 흡연의 피해를 알리는 좀 더 강화된 경고 그림이 실리기 시작했다. 또,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2017년 12월부터는 등록·신고 체육시설 가운데 당구장·스크린 골프장 등 실내 체육시설도 금연구역으로 지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