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으로 사람들의 마음고생이 심하다
유가와 각종 식재료 값 인상으로 대학가 식당의 음식 값이 크게 올라 학생들의 얄팍한 주머니 사정을 위협하고 있다. 학생들은 식사 횟수를 줄이거나 라면, 김밥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허다해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손님이 줄어들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몇몇 식당들은 장소나 시설을 고급화하거나 이전하기도 했다.
최근 경성대, 부경대 등 대학가에 모여 있는 대연동 주변 식당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경성대 앞에 위치한 ‘종가대박집’의 메인 메뉴 대패삼겹살은 1인분에 1,900원 하던 가격이 이번 달 들어 2,500원으로 인상됐다. 남구 대연동에 있는 ‘부글부글김치찌개’의 김치찌개 1인분 가격은 6,000원에서 7,000원으로 인상됐다. 이 식당들은 구제역으로 인한 돼지고기 가격 상승과 채소 가격 상승으로 부득이하게 음식 가격을 올렸다. 이외에도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국밥집이나 감자탕 전문 가게들 의 음식들 또한 500원에서 1,000원 정도 인상됐다.
그리고 대연 3동에 있는 ‘차이푸’, ‘황금성’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중국집 음식 가격들이 500원에서 1,000원 정도 올랐다. 중화요리는 채소와 해산물 등 다양한 종류의 재료가 들어갈 뿐만 아니라, 면을 만드는 밀가루 가격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위해 2,000원에서 2,500원대의 저렴한 식사를 제공하던 경성대, 부경대의 학교 식당과 기숙사 식당의 가격조차 식품 물가 상승으로 500원 이상 인상된 실정이다.
경성대 스포츠건강학부 1학년에 다니고 있는 박인국(20) 씨는 경성대 기숙사에 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기숙사에서 아침과 저녁 식사는 제공하기 때문에 점심을 밖에서 사 먹는다. 박 씨는 신입생이라 선배들이 밥을 자주 사주는데, 비싼 밥값을 보면 선배들에게 미안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박 씨는 “주말에는 혼자 밥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컵라면이나 빵을 사 먹는다. 밖에서 몇 끼 사 먹었다가는 몇 만원이 그냥 날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부경대 해양스포츠학과에 3학년에 재학 중인 손정인(24) 씨는 고시텔에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삼시 세끼를 밖에서 사 먹는다. 손 씨는 대학생활이 아직 2년 남짓 남았는데, 끼니 때문에 걱정이 크다. 손 씨는 “요즘 밥값이 비싸서 컵라면이나 삼각김밥을 애용한다. 이러다가 몸 상할까봐 걱정이다. 하지만 비싼 밥 값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격을 인상한 식당 주인들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가격 인상으로 손님들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부경대 앞에 위치한 ‘수미식당’은 모든 메뉴 가격을 500원 인상한 이후, 대학생 손님들이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다. 수미식당의 한 직원은 점심때는 빈자리가 없어서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지금은 두서너 테이블이 종종 빌 때도 있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물가는 계속해서 오르는데 손님은 줄어드는 것만 같다. 마음이 쓰리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줄어든 손님들을 잡기 위해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식당을 고급화하거나 이전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볼 수 있다. 대연 3동에 위치한 ‘봉추찜닭’은 위치 이전을 함으로써 전보다 넓은 공간뿐만 아니라 새 가구와 조명 등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갖추었다. 경성대 앞에 위치한 ‘통닭마을’도 협소하고 허름했던 원래의 길모퉁이 자리를 벗어나 현재는 공간도 넓어지고 가구, TV도 모두 새 것으로 바꿔 한층 더 손님을 끌 수 있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통닭마을’에서 서빙을 담당하고 있는 한 직원은 대학가에는 워낙 음식점이 많기 때문에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우리 가게가 시설 면에서 새로 생겨난 치킨 가게들에 비해 부족했었다. 거기에 물가까지 오르니 손님들이 줄지 않을까 걱정했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