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 ‘랜덤자판기’로 유쾌하게
자판기가 사람을 가리나?
중간고사 기간, 부산지역 대학교에서 ‘랜덤자판기’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1일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중앙도서관을 포함한 총 9곳에 ‘랜덤자판기’가 설치됐다.
‘랜덤자판기’는 대학 총학생회가 자판기관리업체 일도벤딩과 손잡고, 중간고사 기간 시험공부를 하느라 지친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자판기다. 자판기에 500원을 투입하면 여러 종류의 음료 중 임의로 하나의 음료가 나오는 방식이다.
특히 몇몇 음료는 투입금액 500원보다 실제 판매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싸 자판기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복불복 재미를 느끼게끔 유도한다.
부경대학교와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도 지난 14일 ‘랜덤자판기’가 등장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이다. 랜덤자판기를 이용한 대학생 정인태(24·정보통신공학과) 씨는 “설마 했는데 가장 비싼 T.O.P 커피가 나왔다. 재미있고 참신한 이벤트인 것 같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랜덤자판기 다른 이용자 서유진(21·국제무역통상학과) 씨는 “T.O.P를 기대하고 음료수 4개나 뽑았는데 다른 싸구려 음료수만 나왔다”며 “이건 누군가의 음모다. T.O.P가 나올 때까지 도전하겠다”고 했다. 또한 윤지은(21·식품영양·건강생활학과) 씨는 “시험기간, 도서관에 오래 앉아있다 보면 피곤하고 힘든데, 색다른 재미를 준다. 사람들이 이래서 도박을 하는가 보다”라고 했다.
반면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낸 학생도 있다. 진현정(22·체육학과) 씨는 “이게 이벤트인가. 자판기 상술이지. 쓸데없는 소비를 조장한다”며 랜덤자판기이벤트를 비꼬았고, 김강수(27·전기공학과) 씨는 “이벤트도 좋지만, 학교 내에서 사행성 놀이를 부추기는 것 아닌가”하며 지적했다.
경성대 총학생회장 이종욱(27·메카트로닉스공학과) 씨는 “자판기관리업체 사장님이 먼저 ‘랜덤자판기이벤트’를 제안했다”며 “학우들이 손해 볼 게 없다고 판단하였고, 잠시나마 학우들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이 이벤트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번 이벤트에 대한 학우들의 호응이 좋아 시험기간마다 랜덤자판기 이벤트를 추진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이 밖에 경성대학교 총학생회에서는 이번 중간고사 기간 각 단과대와 중앙도서관 6층에서 캔 커피를 나눠주고 있으며, 자판기 우유커피를 300원에 할인 판매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또한, 중앙동아리 연합회에서 늦은 시간까지 시험공부를 하는 학우들을 위해 직접 동아리방을 돌아다니며 캔 커피를 나눠주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