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위치 조작해 포켓몬을 포획하는 게 의미 있나?"

포켓몬GO 열풍 타고 부정 사용 앱 등장...제재 피하는 방법까지 인터넷에 떠돌아 / 천동민 기자

2017-02-02     취재기자 천동민
지난달 24일, 국내에 정식 서비스된 포켓몬GO가 출시 1주일 만에 사용자 750만 명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더 많은 포켓몬을 잡기 위해 GPS를 조작해 게임을 실행하는 사용자가 늘고 있다. 구글 스토어에 GPS를 검색하면 ‘Fake GPS,’ ‘Fly GPS’ 등 수십 개의 GPS 조작 앱이 배포되고 있다. GPS 조작 앱은 포켓몬GO가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한 게임임을 악용해 사용자가 위치를 임의로 지정하면 해당 장소에 직접 가지 않고도 위치를 조작해 사용자가 포켓몬이 많은 위치, 또는 포켓몬을 잡기 위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포켓스톱이 많은 위치에 있도록 한다. 일부 앱은 조이스틱을 이용해 게임 내에서 캐릭터가 이동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한다. 직장인 김모(49, 경기도 파주) 씨는 “늘 포켓볼이 부족한데 포켓스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게임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많다”며 “GPS를 조작하면 집에서도 손쉽게 포켓몬을 잡을 수 있고, 남들에게 피해가 가는 것도 없다고 생각해 앱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GPS 조작 앱은 포켓몬GO가 한국에 정식 출시하기 전 일부 사용자들이 한국에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 사용했지만, 지금은 희귀 포켓몬을 잡고 싶은 사람, 포켓볼을 얻고 싶은 사람 등 많은 사람이 위치 조작 앱을 이용해 포켓몬을 잡고 있다. 포켓몬GO 개발사 나이앤틱은 게임 내에 급작스러운 지역 이동이나 비정상적인 움직임 등 GPS를 조작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소프트밴’으로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소프트밴을 푸는 해결책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소프트밴에 걸리면 포켓몬이 잡히지 않아 아이템을 획득할 수 없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정상 작동된다. 최근에는 포켓스톱을 40번 돌리면 소프트밴이 풀린다는 정보가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이 소프트밴의 제재을 피해가고 있다. 대학생 김종호(23, 부산 해운대구) 씨는 “누구는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포켓몬을 잡는데 누구는 위치를 조작해 게임하면 불공평하다”며 “위치 조작에 대해 더욱 확실한 조치가 이뤄져야 게임이 더 오래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포켓몬GO 개발사 나이앤틱은 소프트밴을 당하는 빈도가 높거나 사용자의 GPS 조작 사실이 밝혀지면 포켓몬고 계정을 영구 차단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알려졌으나, 국내 게임 이용자들을 위한 소통창구 등이 전혀 없어 이용자들은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부정확한 정보만 얻고 있는 실정이다. 게임제작자 한모(31, 부산 남구) 씨는 “어떤 게임에도 편법을 쓰는 이용자는 존재한다”며 “섣불리 단언할 수는 없지만, GPS 조작 등 문제는 포켓몬GO 제작업체인 나이앤틱에서도 분명 알고 있고, 해결책을 내놓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