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음주문화가 그들을 위협한다
해가 지고 대학가를 가면 낮보다 더 뜨거운 밤을 볼 수 있다. 자정이 되어도 대학가는 잠이 들지 않는다.
동래구 안락동에 사는 김수환(22) 씨는 대학교에 입학한 후 자주 술을 마셨다. 학과 행사, 동아리 모임, 축제 등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실 상황이 많았고 대인관계를 위해서라도 술자리를 자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음주 문화 연구센터에서 대학생 3천 964명을 대상으로 한 대학생 음주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 달에 10회 이상 음주하는 학생이 13.1%이며, 4.2%의 학생이 2주 동안 10회 이상 폭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오픈 사전 게시판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동료로부터의 사회적 인정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있을 경우 이에 순응하기 위하여 스스로의 알코올 대한 소화능력을 넘어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요소들이 대학생들의 알코올에 대한 사회적 의존을 형성시키며, 음주 규범을 만들어 내어 다양한 차원의 음주문제를 유발시키게 된다고 한다.
동서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안재현 씨는 일주일에 4번 이상 술을 마신다. 안 씨는 친구들끼리 술을 마실 명분을 만들며 계속해서 술자리를 만든다고 한다. 안 씨는“기분이 좋은날은 좋다고 마시고, 안 좋은 날은 안 좋다고 마셔요”라며 “솔직히 저보다 많이 마시는 애들도 많고 저는 많이 마시는 축에도 들지도 못해요”라고 말했다.
많은 학생들이 술을 많이 마시고 주변 친구들은 폭음가로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음주는 사회적으로 적절한 수준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자의든 타의든 대학생들이 술을 마시는 상황은 새 학기가 시작할 때부터 한 학기가 끝날 대까지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다. 즐기면서 마시는 음주문화가 어느새 대학생들의 알콜중독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대학생들의 음주실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부산 정보대학에 다니는 이윤환(24) 시는 자신이 알콜중독이 아닐까 의심이 든다고 했다. 이 씨는 “술을 안마시고 그냥 집에 가는 건 너무 허전하고 이상해서 굳이 술자리를 만들어요. 술을 마시면 마음이 편해지고 시험이 있든 과제가 있든 신경을 쓰지 않을 때가 많아요”라고 말했다.
부산 알콜 상담센터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알콜중독의 정확한 명칭은 ‘알콜 남용 및 의존’이며 알콜 남용 및 의존은 절대 단기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음주로 인해 발생한다고 한다. 음주에 대한 조절 능력이 상실 되었거나 심리적으로 알콜에 의존한 상태 및 신체적 습관성, 음주로 인한 생활의 중요한 장애증상들이 모두 알콜 남용 및 의존이다.
노컷뉴스에서는 북구 보건소가 부산의 한 대학 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한 ‘대학생 음주 실태 설문조사’에서 조사대상의 21.2%의 학생이 알콜중독의 위험성이 크고, 51.2%의 학생이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실재로 대학생들의 알콜의존도가 늘어나면서 알콜 상담 센터를 방문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한신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철수(가명) 씨도 스트레스를 술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풀고 싶단 생각에 알콜중독 치료센터에 방문했다. 김 씨는 집단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알콜 의존도를 줄였나갔다. 김 씨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다른 친구들도 술을 스스로 조절하는 것을 힘들어 했어요.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친구들끼리 마음 터놓고 이야기하며 고민을 풀어가니 금방 생활이 변화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현재 대학생 알콜중독 치료와 예방 대책은 다양하게 나와 있다. 대표적으로 보건 복지부는 대학별 절주동아리를 확대 지원하는 한편, 건전 음주 캠페인 미니홈피(//www.cyworld.com/nomoredrink )를 개설해 젊은 층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건전 음주 캠페인 미니홈피에는 절주동영상, 절주 플래시로 제작된 영상물, 절주 UCC 수상작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각 시, 도 별 로는 알콜 상담 센터를 지정하여 운영되고 있으며 온라인을 통해서도 활발한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