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상황 알려주는 스마트폰용 앱, 홍보 부족으로 무용지물
국회사무처, 모바일시대 국민 정치 참여 유도 위해 8종 개발...존재 아는 국민 거의 없어 / 한유선 기자
직장인 전혜진(25, 부산 영도구 동삼동) 씨는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정치적 이슈에 관심이 생겨 평소에는 잘 보지 않던 TV 국회방송으로 청문회를 챙겨봤다. 전 씨는 청문회 중계를 TV나 PC로 봤지만, 스마트폰으로도 볼 수 있는 ‘국회방송’ 앱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깜짝 놀랐다. 전 씨는 “앱이 있는 줄 알았다면 간편하게 스마트폰으로 봤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앱이 홍보가 안 됐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들 사이에서 스마트폰이 널리 이용되자, 국회 사무처는 이미 2011년 이동통신 기술을 국회의 대국민 서비스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 결과, 2011년 11월부터 2016년 4월 사이에 ‘국회 입법 예고,’ ‘국회의원 광장,’ ‘국회방송’ 등 총 8 종류의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이 나왔다. 그러나 이들 앱은 홍보가 제대로 안돼 이용자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전 씨가 언급한 국회방송 앱이란 2011년 12월 8일에 출시된, 국회방송(NATV)을 스마트폰으로 시청할 수 있는 앱이다. 국회방송 앱은 본회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국회의 주요 회의에 대한 중계방송, 입법 관련 전문 프로그램, 국회 뉴스 등을 제공한다.
‘국회의원 광장’이란 앱은 2011년 12월에 출시된 것으로 국회의원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인명별, 지역별, 위원회별, 교섭단체별 현황은 물론 당선 횟수, 프로필, 보좌직원 등 상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국회의원 광장 앱은 이 밖에도 국회의원실 채용 정보, 트위터 정보, 관심 의원 등록, 현 위치 국회의원 찾기 기능도 갖추고 있다.
‘국회입법 예고’ 앱은 2013년 1월에 출시돼 국회 내 각종 위원회에 회부된 법률안의 입법 취지와 주요 내용을 국민들에게 미리 알리고, 아울러 국민들이 법률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진행 중이거나 종료된 입법 예고를 위원회별, 법률안 이름 등으로 검색할 수 있는데, 특히 진행 중인 입법예고 안건에 대해선 국민들이 로그인해 의견을 달 수 있다. 또한, 관심 법률안 심사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법률안 상태 변경 알림 서비스도 있고, SNS 공유도 가능하다.
환경공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이수영 씨는 공해 방지에 관한 법률 자료를 찾느라 도서관을 뒤지는 고생을 해야했다. 이 씨는 최근에야 ‘입법예고’란 편리한 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씨는 “국회의 입법 과정에 일반 국민들이 이렇게 간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줄은 전혀 몰랐다. 앞으로는 입법예고 앱을 공부에 많이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국회에서 만든 앱에는 국회의사당 및 방문자 센터 관람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회 관람,’ 본회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상임위원회 등 국회의 각종 회의를 스마트폰으로 시청할 수 있는 ‘국회 의사중계,’ 국회에 제출된 의안의 원문, 심사진행단계, 관련 보고서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국회 의안 정보 시스템,’ 제헌의회부터 현재까지 모든 회의록을 제공하는 ‘국회 회의록,’ 이런 모든 앱을 통합한 국회 대표 앱 ‘대한민국 국회’가 있다.
모바일 시대에 발 맞춰 국회에서 만든 앱은 시민들이 쉽게 정치에 참여하도록 도움을 주는 편리하고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홍보 부족으로 이러한 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네이버를 기준으로 할 때 다운로드 수가 가장 많은 국회방송 앱은 10만~50만 건, 가장 적은 설치 수를 기록한 국회회의록 앱은 겨우 5,000~1만 건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국회 사무처는 국회 관련 모든 모바일 앱을 서비스 오픈 당시 국회관보, 보도자료, SNS을 통해서 홍보했고, 대한민국 국회 홈페이지 우측 하단의 고정 배너를 통해서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최근에는 헌법 개정 의견 수렴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국회 홈페이지 하단에 국회 앱 홍보 배너 표시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