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얼마나 지켜지고 있을까?

지난 5월 5일 오후 8시50분쯤 부산 서면 한 노래주점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이 화재사고로 인해 사망자 9명, 부상자 15명이 발생했다. 현재 그 원인으로는 영업이익을 위해 업주가 주점 내 누전 겸용 차단기를 누전 감지 기능이 없는 걸로 바꾸고 화재 사실을 알리는 영상음향 차단기 작동을 중지시켜 일어난 것으로 검찰이 밝혔다.

또, 6월 2일 오후 5시 10분쯤에는 김해의 한 아파트 4층에서 불이나 김(71) 씨가 연기에 질식돼 숨졌다. 불은 아파트 내부와 가재도구 등을 태워 1700만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20여분 만에 꺼졌다.
이처럼 화재사고는 항상 언제 어느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어쩌면 위의 사고들 모두 소화기를 제대로 사용했더라면 화재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화재 예방에 필수적인 요소들 가운데 우리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소화기! 과연 소화기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인가?
부산 대연동에 사는 조대현(22) 씨는 아파트 층마다 배치되어 있는 소화기를 보면서 제대로 작동이 되는 건지 가끔 생각을 한다. 그는 “평소에 별로 관심은 없지만 문득 한번씩 ‘저게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은 들어요”라고 말했다.

부산 문현동에 있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은화(23) 씨는 아파트 내에서 실시하는 소방점검으로 인한 황당한 에피소드가 있다. 지난 여름방학 때 그녀는 집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잠에 푹 빠져있는 그녀의 귀에 갑자기 화재발생 경보음이 울렸다. 그녀는 자다가 너무 놀라서 벌떡 일어나 현관문을 향해 달려가려는데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잡고 진정시켰다고 한다. 이 씨는 “뛰어나가는 순간에 얼마나 많은 생각이 들던지 그때만 생각하면 정말 웃겨요. 소방점검을 하는 거라곤 꿈에도 생각못했어요”라고 그때의 상황을 회상하며 말했다.

소방방재청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2월 개정된 소화기 품질관리 개선사항과 관련해 집중 홍보 및 계도활동을 실시한다. 개정된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소화기 충전은 적법하게 면허를 가진 업체에서 실시해야 하며, 충전 후에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에서 실시하는 제품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소방관련업체 13개소에 대한 안내문 발송 및 업무지도를 하며, 500여개소의 소방대상물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홍보활동을 실시할 계획이다.

더 이상의 화재사고는 남의 일이 아니다. 이에 소방서에서는 화재에 취약한 가구를 대상으로 감지기와 소화기를 지속적으로 보급해 왔으며 더불어 2012년 2월 5일부터 주택에 기초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 하도록 법률이 개정되기도 했다.
또한 소화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중요하다. 소화기가 있음에도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일단 소화기는 잘 보이고 사용하기에 편리한 곳에 두되 햇빛이나 습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아파트 주민들과 함께 아파트 내에서 실시하는 소화기 사용방법의 강의를 듣고 왔다는 김옥미(49) 씨는 “평소에 소화기가 있든 말든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교육을 듣고 오니깐 안심이 되고 앞으로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