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구매할 수 없는 ‘인터넷 쇼핑몰’
최근 인터넷 쇼핑몰의 사기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어,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 쇼핑은 직접 쇼핑을 나서는 것보다 편리하고,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기 때문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은 소비자가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소비자를 현혹해 구매를 유도한 뒤, 돈만 받고 물건을 배송해 주지 않거나, 제품을 과장시켜 보여준 뒤 2배 이상의 가격을 받는 등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
B 대학교에 재학 중인 강현명(22)씨는 O 인터넷 쇼핑몰에서 10만 원을 주고 디지털카메라를 구매했다. 원가보다 훨씬 싼 가격이라 망설임 없이 구매했으나 예정된 날짜가 지나도 물건이 오지 않아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니, 홈페이지는 이미 폐쇄된 상태였다. 그리고 그 후 사이버 수사대에 연락을 취했지만 결국 배상을 받지는 못했다고 했다.
또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전자 제품은 실제 매장용과 상품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전업계에서 근무하는 김정현(24)군은 “똑같은 제품이라도 할인점용, 백화점용, 홈쇼핑용 등 다양하게 구분이 돼서 모델이 출시된다”고 했다.
인터넷 쇼핑몰은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해 ‘오늘만 대거 할인’이라는 식의 문구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제품과 인터넷 쇼핑몰에서 할인하는 제품은 부품도 다르고, 기능도 똑같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쌀 수밖에 없다.
주부 김영자(55)씨는 “디자인이 외관상 비슷해서 당연히 같은 제품이라고 생각하고 구매했다가 몇 가지 기능이 삭제된 제품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어서 황당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 사기의 피해는 대부분 10~20대 사이에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젊은 층 사이에 인기가 많은 ‘노스페이스 패딩’이나 ‘나이키 운동화’와 같은 제품을 시중보다 훨씬 할인된 가격에 올려 젊은 학생들을 유인하고 있다. 그러고는 소비자들에게 아예 다른 제품을 보내거나, 잘 팔리지 않아 재고로 남아 있는 사이즈를 다른 사이즈로 속여 보내는 등 전자상거래 사기로 인한 소비자피해가 급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 한 달간 인터넷쇼핑몰에서 의류나 운동화를 구매하고 물건을 받지 못했다는 신고가 4백 10건이나 접수됐다. 접수된 피해품목은 신발이 364건(88.8%), 의류가 46건(11.2%)이며, 그중에서도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노스페이스 패딩과 나이키 운동화의 피해사례가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피해는 대부분 해외배송을 이유로 의도적으로 배송기간을 연장한 후 잠적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품절 등으로 구매하기 어려운 제품을 시중보다 할인된 가격에 소비자를 유인했다. 작년 주요 피해유발업체는 ‘슈퍼몰24’ 217건, ‘멀티샵’ 161건, 코비진 101건 등으로 나타났다. 피해금액은 5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가 180건(43.9%)으로 가장 많았다. 또한, 피해 연령대는 10~20대가 74.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유명 외제상표의 의류나 잡화를 시중가의 절반에 판매한다는 광고를 자주 볼 수 있다.
이 모(21)씨는 N 인터넷 쇼핑몰에서 G 브랜드 제품의 가방을 구매했다. ‘해외에서 직수입’이라는 광고 문구까지 붙어 있어서 믿고 구매를 했지만, 이른바 '짝퉁'이었다. 화가 나서 판매업자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 모(21)씨는 “가격이 정말 싸서 의심은 들었다. 찝찝하기도 했지만, 매우 가지고 싶었던 제품이라서 구매를 해버렸다. 누구나 자기는 이런 일을 당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느냐”고 했다. 억울함에 N 인터넷 쇼핑몰에 전화를 걸었지만, 자신들은 해당 판매업자가 짝퉁을 판다는 사실을 몰랐고, 모든 판매자의 제품을 일일이 조사할 수는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돌아왔다.
대면거래가 아닌 온라인상 거래는 직접 제품을 볼 수 없고, 판매자와 연락을 제대로 취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많은 제약이 있다. 인터넷 쇼핑몰은 자신들의 제품에 대해 안 좋은 후기를 올리면 바로 삭제하는 등 소비자들이 제대로 된 의견을 알 수 없도록 차단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소비자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보다 관심을 기울이고 신경을 써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