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질을 떨어트리는 ‘최일구’ 아나운서

2014-01-21     부산광역시 이하림

 최근 일반 사람들을 비롯해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은 앵커가 있다. 바로 주말의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고 있는 최일구 앵커다. 최일구 앵커는 재치있는 입담과 말투로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한 때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그는 지루하고 딱딱해질 수도 있는 뉴스를 자신만의 색깔로 재치를 더해 사람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최일구 앵커의 뉴스 품격에 맞지 않는 언행 때문에, 시청자들은 자칫 진지해야 하는 뉴스를 가볍게 생각해 버리기도 한다.

최일구 앵커의 진행이 유명해진 것은 우리를 탈출한 말레이시아 곰의 은신처가 발견되었을 때 “이제 도망다니지 ‘말레이’”라고 말하면서다. 시청자들은 원래 이 뉴스를 보고 아직 곰이 잡히지 않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져야한다. 그러나 최일구 앵커의 진지하지 못한 말장난 때문에 뉴스 내용 또한 장난이 되어 버렸다.

게다가 클로징멘트에서 최일구 앵커가 “내일 제가 잘 모르겠는데요~ 심형래 씨를 만나러 갑니다”라고 말하며 영구 성대모사를 해 옆에서 함께 진행을 하던 배현진 아나운서가 웃음을 참지 못하는 방송사고도 일어났다. 꼭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최일구 앵커가 흥미를 위해 자꾸 하다 보니 결국 방송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뉴스를 마무리하는 클로징멘트에서 이렇게 최일구 앵커의 웃음을 주기 위한 행동으로 인해 시청자들은 정작 기억해야 할 뉴스의 내용은 잊어버린다. 그리고 뉴스를 본 후에는 최일구 앵커의 말장난만 기억에 남게 된다.

최일구 앵커의 이런 스타일의 뉴스 진행은 사람들 속을 시원하게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뉴스를 재미있게 만들기 위한 말장난은 뉴스의 질을 떨어트린다. 뉴스는 사람들이 보고 세상의 일을 알아가고, 또 그것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러나 최 앵커의 흥미 위주의 멜로드라마틱(melodramatic)한 진행 때문에, 뉴스를 보는 것이 예능프로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이렇게 뉴스데스크는 오락과 뉴스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최일구 앵커는 말장난뿐만 아니라 그의 말투도 뉴스에 어울리지 않다. 그의 말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아나운서들의 뉴스 진행 톤과는 사뭇 다르다. 발음도 정확하지 않고 툭툭 내뱉는 스타일의 말투 때문에, 그의 말투는 시청자들에게 뉴스의 내용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못한다.

이것은 단순히 최일구 앵커의 문제만이 아니다. 이 문제는 시청률에만 급급한 제작진의 문제이기도 하다. MBC 주말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항상 KBS와의 경쟁에서 부진했었다. 그래서 MBC 뉴스데스크는 방송 시간을 오후 9시에서 오후 8시로 변경했다. 거기에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최일구 기자를 앵커로 내세우고, 뉴스의 이미지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코믹한 광고를 찍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최일구 앵커의 말장난은 MBC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을 위해 제작진에 의해서 철저하게 계산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해야 할 뉴스가 시청률에 지배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뉴스의 연성화를 가져온다. 이렇게 뉴스는 다른 방송사들과의 경쟁이 심해지고, 내용은 더욱 선정적으로 타블로이드화(tabloidesation) 될 것이다. 또한, 뉴스는 정보가 오락화 되는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가 된다. 그로 인해 시청자들은 뉴스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게 될 것이다.

최일구 앵커가 예능에 나오거나 가벼운 느낌의 일반 프로그램에서 MC를 본다면 최 앵커의 입담은 정말 최고의 재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최일구 앵커가 진행하는 것은 예능이 아닌 뉴스다. 최일구 앵커의 진행 성격은 사람들이 뉴스를 가볍게 생각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뉴스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가지고, 그 뉴스에서 정확한 정보를 알아가는 시청자들을 위해 최일구 앵커는 앞으로 좀 더 프로페셔널리즘(professionalim)의 자세로 진지한 언행과 마음가짐을 가지고 객관적인 뉴스를 보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