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영장실질심사, 주요 쟁점은 '뇌물죄'…형사재판과 달리 변호인 직접 도움 받을 수 없어 / 정인혜 기자
2018-03-30 취재기자 정인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늘 법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다. 영장심사 제도가 도입된 이래 전직 대통령이 심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장심사는 오늘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서관 321호 법정에서 열린다. 심리는 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가 맡는다. 영장심사는 재판부의 주도로 피의자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형사재판과 달리 변호인과 같은 자리에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변호인의 도움을 받는 것도 어렵다. 심사를 맡은 판사가 검찰이 제출한 구속영장 청구서와 관련해 피의자에게 직접 질문하고, 피의자는 직접 답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의 답변 내용이 자신의 구속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 셈이다.
영장심사의 주요 쟁점은 형량이 가장 무거운 뇌물죄의 적용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이번 청구서에 적시한 뇌물수수 혐의는 삼성으로부터 받은 298억원이다. 이 밖에도 청구서에는 블랙리스트 작성, 청와대 문건 유출 등 13개 혐의가 포함됐다.
박 전 대통령은 혐의를 전면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대국민 사과, 헌재 탄핵심판 최종 의견서, 삼성동 자택 메시지 등을 통해 혐의 사실 전부를 부인해 왔다. 핵심 쟁점인 뇌물죄와 관련해서는 지난 21일 검찰 소환조사에서도 “내가 뇌물 받으려고 대통령이 된 줄 아느냐”며 격정을 토로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영장심사를 마친 뒤 검찰청사 구치감이나 서울구치소에서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다만 전직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영상조사실이나 검사실도 대기 장소로 검토되고 있다. 앞서 구속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유치 장소로 특검 사무실을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서울구치소에 대기시켰다. 이 부회장은 수의를 입고 대기하다 구속영장 발부 직후 수감됐다. 법원이 과도한 의전은 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박 전 대통령 역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수의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오늘 늦은 밤이나 31일 새벽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법원 안팎에선 범죄사실이 13개에 이르고 사안이 방대하기 때문에 검토에 시간이 걸려 31일 새벽에 나올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