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초량 이바구길 모노레일, 열흘 넘게 멈추는 까닭은?
점검 수리 위해 내달 4일까지 운행정지...관광객 실망에 주민도 "사전 안내 없었다" 불만 / 한유선 기자
2017-04-24 취재기자 한유선
관광지로 유명한 부산 초량 이바구길의 모노레일이 내달 4일까지 운행을 중단하자, 모노레일을 이용해 온 시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모노레일이 고장난 것인지, 아니면 지나친 가동비용 탓인지 명확한 이유를 알리지 않은 채 갑작스레 중단하자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
초량 이바구길 모노레일은 지난해 5월 부산 동구 초량동 산복도로 168계단에 설치된 관광자원이자 주민 이동 수단이다. 모노레일은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치됐다. 모노레일 설치를 계기로 1950~1970년대 추억을 체험할 수 있는 문화 전시 공간이 초량동 일대에 조성되면서 초량 이바구길은 부산의 새 관광지로 자리잡았다(본지 2016년 5월 2일자 보도).
이바구길 모노레일은 안전 운행을 위해 매월 말 정기점검을 한다. 4월 점검으로 인한 운행 중지 예정 일자는 25일과 26일이었으나, 예정된 날짜보다 이른 23일 오후 4시경부터 모노레일 운행이 중단됐다. 하지만 운행 중단에 대한 사전 안내는 없었다.
초량동 주민 이효석(73, 부산시 동구) 씨는 "얼마 전에도 모노레일 옆 타일이 떨어져서 잠시 운행이 중지된 적이 있었다"며 "23일에는 모노레일 페인트 작업 때문에 멈춘 것 같다"고 말했다. 미리 공지되지 않은 채 운행이 중단되자, 23일 모노레일을 찾은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모노레일 대신 오르기 힘든 168계단을 이용했다. 이 씨는 "예고도 없이 모노레일 운행이 중단돼 관광객들한테 일일이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7시경 찾은 이바구길 모노레일에는 변경된 운행중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25, 26일 이틀간 운행중지 예정이었던 모노레일은 내달 4일까지 연장해 운행을 중지한다는 내용. 1년 동안 운영한 모노레일과 부대 건물에 대해 점검 보수 때문에 일정이 갑작스럽게 변경됐다는 것이다. 안내문에는 "모노레일 운행구간 외부 보수작업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운행을 중지하게 됐다"며 "초량 주민들과 방문객들에게 불편을 초래하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적혀 있었다.
이날 초량 이바구길 모노레일을 찾은 이용객들은 멈춰 선 모노레일을 보고 발길을 돌려야했다. 제주도에서 가족 여행길에 초량 이바구길을 찾았다는 김명희(42) 씨는 "인터넷으로 초량 이바구길을 검색해 보니까 모노레일도 있고 옛날 교복 입고 촬영도 할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 운행을 하지 않아 아쉬웠다"며 "전망대만 둘러보고 내려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혜진(26, 광주 동구) 씨는 "부산 여행지 중에 초량 이바구길이 유명해서 왔다"며 "모노레일이 운행되지 않아 아쉽지만 168계단 걷는 재미도 있어서 괜찮았다"고 말했다.
부산 동구청 관계자는 ”애초에는 이 달 25일부터 26일까지 모노레일 외부 페인트 변경 작업을 하고 점검 및 수리를 할 예정이었으나 교통안전공단 점검 등 대대적인 점검 및 수리를 하기 위해 운행중지 일정을 연장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갑작스런 모노레일 운행이 중단에 대해 ”급하게 결정돼 미리 알려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모노레일 운행 일정에 대해 주민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