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등에 칼 꽂다니..." 바른정당 탈당 13인에 비난 '빗발'
청문회 스타 장제원, 김성태 의원 등 향해 "배신감" 표출도...유승민 후보엔 격려 글, 후원금 '봇물' / 한유선 기자
2일 오전 10시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국회 기자회견에서 바른정당 탈당 후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겠다고 선언하자, 정치권에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이들의 탈당을 비판하는 여론도 거세게 일었다.
김성태, 장제원, 황영철 등 바른정당 소속 국회의원 13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그 동안 지속적으로 보수 단일화를 위해 유승민 후보의 사퇴를 설득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보수 단일화를 통한 정권 창출을 위해 바른정당을 탈당함과 함께 홍준표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이에 대한 책임 논쟁으로 하루 종일 공방을 벌였다. 은수미 전 더민주당 국회의원은 SNS에서 "바른정당 탈당사태가 보수의 민낯을 보여줬다"며 "지지율만 있으면 강간미수범이어도 괜찮고, 뱃지만 달 수 있다면 동료의 등에 서슴지 않고 칼을 꽂고, 성공할 수만 있다면 나라를 팔아먹어도 좋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민주당 표창원 의원도 SNS를 통해 "이합집산 철새정치, 당선되면 박근혜 사면하겠다 선언하고 헌재 탄핵결정 잘못됐다는 홍준표 자유당으로의 복귀"라며 "왜 부끄러움은 우리들 몫일까요"라고 자문했다. 바른정당에 잔류한 이준석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도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배신자들은 그들에게 과분한 칭호라고 보며 적절한 칭호는 저렴한 표현이지만 '쫄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13인에 대한 유권자들의 비난도 온·오프라인에서 빗발쳤다. 남아림(31, 경남 양산시) 씨는 "돼지발정제로 사퇴 논란까지 일어난 후보를 지지하는 게 이해가 안된다"며 "새 보수를 하겠다던 사람들이 자유한국당으로 가는 게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민영철(37, 부산시 서구) 씨도 "대한민국 보수의 수준을 확실하게 알 수 있도록 알려주려고 탈당했나 싶다"며 "대한민국 보수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되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트위터리안 3UMri5**** 씨는 "지조 없는 정치인들이 바른 보수, 당당한 보수를 외치더니 지지율 낮다고 자신들이 뽑은 후보를 버린 값은 꼭 치를 거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 waw**** 씨는 "이번 바른정당 탈당을 계기로 가짜 보수와 진짜 보수가 갈린다고 봄"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끝까지 간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유 후보는 "후보 단일화를 하라고 한다"로 시작하는 해당 글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유 후보는 "따뜻하고 정의로운 보수, 공동체를 지키고 살리는 보수를 꿈꾼다"며 "나 유승민은 끝까지 간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을 탈당한 국회의원들에 대한 비난 못지 않게 유승민 후보와 바른정당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도 빗발치고 있다. 언론들의 도에 따르면, 바른정당 탈당 사태 이후 유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후원이 6배 가량 증가했다. 평소에는 하루에 50여 건의 후원이 들어오는데 탈당 사태 이후 300여 건으로 증가한다는 것. 의원실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탈당 사태 이후 응원 전화가 많이 오고 있으며 응원 전화 후 후원 계좌를 알려달라고 하는 분들이 많다"고 밝혔다.
바른정당은 지난 1월 24일 박근혜-최순실 사태 이후 박근혜 정권의 원인이 된 낡은 보수를 혁신하겠다며 구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의원들이 창당한 정당이다. 창당 당시 33명의 국회의원으로 시작했지만, 지난 28일 이은재 의원의 탈당과 2일 김성태, 장제원 의원을 비롯한 13명의 집단 탈당으로 현재 19명의 국회의원만이 남아 이 날로 원내 교섭단체 자격이 박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