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천동 벚나무길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재건축 위해 벌목 결정... 벚꽃축제 차질 빚을 듯
2013-01-08 설경환
부산 남구 남천동 삼익아파트 단지 내 벚꽃길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아파트 주민들이 재건축을 하며 단지 내 벚나무를 베어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 벚꽃길은 남천동 광남 초등학교에서 삼익유수풀장 사이 700m 규모. 이곳은 터널을 이룰 정도로 울창하고 아름다워 해마다 축제가 열릴 정도다.
최근 아 아파트 주민들은 벚꽃을 베어내기로 결정했다. 대부분 벚나무들은 수령 30년이 넘어 옮겨 심을 때 말라죽을 가능성이 크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 보존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현재 태풍과 사고 등으로 말라죽은 10여 그루를 우선 벌목한 상태지만, 재건축이 시작 될 경우 총 700여 그루의 벚나무 중 130여 그루만 남게 된다.
재건축조합 측은 "여름철에는 나뭇잎이 우거져 주민들이 보행에 불편을 겪었다"며 "숲이 우거져 우범지역화되는 것을 염려한 주민들의 민원도 벌목의 이유"라고 밝혔다. 또 "한그루에 수십만원씩 드는 이식 비용을 조합측이 전적으로 부담해야 했다“면서 ”자연 보호를 위해 경제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곳을 찾은 김기태(24ㆍ수영구) 씨는 “벚꽃이 피면 자주 찾던 곳인데 사라지면 섭섭할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번 결정으로 사실상 벚꽃길이 없어져 이곳에서 열리던 벚꽃축제는 열리지 못할 전망이다. 남천동 벚꽃축제와 민락활어축제를 묶어 열리던 광안리 어방축제도 행사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