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주연 송강호, “블랙리스트 이후, 자기 검열로 위축돼”
JTBC 뉴스룸 출연, "영화 '변호인' 제작사 불이익은 사실"..."'택시운전사'는 5.18 광주 이야기" / 정혜리 기자
배우 송강호 씨가 25일 JTBC <뉴스룸> 대중문화초대석에 출연해 5·18 민주화 운동 이야기를 담은 영화 <택시운전사>를 소개하면서 이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되던 대중문화초대석은 지난해 탄핵 정국을 맞아 다룰 정치 현안이 많아지자 잠정 중단됐다가 7개월 만에 재개된 어제의 대중문화초대석에 송 씨가 출연했다.
이날 송 씨는 손석희 앵커와 연기, 영화, 블랙리스트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손 앵커가 ‘블랙리스트’에 관련해 어떤 생각을 하냐고 질문하자, 송강호 씨는 “영화 <변호인>의 제작·투자사가 불이익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송강호는 지난 2013년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영화 <변호인>에 출연해 박근혜 정권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송강호는 “블랙리스트가 은밀하게 작동하는 것이기에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소문만으로도 블랙리스트 효력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 효력이란 자신이 시나리오를 고를 때면 ‘정부가 싫어할 내용인데’ 하고 자기 스스로 검열하게 됐다는 것. 송강호는 “자기 검열을 하다보면 심리적 위축감이 든다”며 “가장 순수한, 예술적 판단에 그것이 끼어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강호는 “<택시운전사>도 5·18 이야기라는 소리에 책(시나리오) 보기도 전에 손사래를 쳤지만 결국 보게 되었다. (<택시운전사>의) 감동과 뜨거움을 많은 분들에게 전해드리고 싶은 열망이 두려움을 극복하게 했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촛불이 작지만 모이면 어마어마한 상징, 발언이 된다”며 “영화도 어떤 작품에서 감동을 받은 관객들이 비록 숫자가 적어도, 그 효과가 불과 몇 시간이라 해도 그 순간은 세상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올 여름 개봉하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이 영화는 택시 운전기사 김만섭(송강호 역)이 통금 시간 전 광주에 다녀오면 10만 원을 주겠다는 장거리 손님인 독일 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 역)를 태우고 광주로 가 계엄군과 마주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그린 영화라는 점에서 <택시운전사>는 영화팬들의 기대를 모아왔다.
네이버 회원 ssuz****는 “손석희 송강호 두 분 인터뷰 재밌었다.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들의 대화는 역시 좋다. <택시운전사>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놀랐고 아팠고 억울했을까?”라고 댓글로 소감을 말했다. zxma****는 “송강호 배우는 모르긴 몰라도 블랙리스트 top3 안에 들었을 것 같다. 불과 한 달도 안 됐는데... 5공도 아니고 정권 바뀌어서 참 다행”이라고 댓글을 달아 네티즌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wiie****는 “영화 포스터만 봐도 벌써 슬프다”며 “좋은 작품 기대한다”고 응원했다.
대학생 이찬미(21, 부산시 동래구) 씨는 “광주는 80년대 이야기라서 젊은 층에서는 서서히 잊혀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며 “<변호인>처럼 <택시운전사>도 흥행해서 많은 사람들이 광주이야기를 자세히 알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준성(29, 부산시 사하구) 씨는 “송강호가 포스터에서 환하게 웃고 있으면 엄청 슬픈 영화라던데, 위로와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