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방 구할 때, '맥세권' '편세권' 인기..."역세권은 알겠는데 이건 뭐지?"
맥도날드, 편의점, 스타벅스 가까운 곳..."교통 편의성이 제일 중요하지 무슨..." 반응도 / 박영경 기자
최근 SNS에서 자취방을 구하는 조건에 ‘스세권', '맥세권’이란 용어가 등장하는 등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예전에는 자취방을 얻을 때 편리한 교통이 최우선 조건으로 꼽혀 역세권이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요즘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스세권(스타벅스와 가까운 곳), 맥세권(맥도날드와 가까운 곳) 등을 중요한 조건으로 꼽아 자취방을 찾는 풍토가 번지고 있다.
사람들의 욕구가 다양해짐에 따라 집을 구하는 조건도 가지각색이다. 간단한 식사나 외식 문화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찾는 맥세권, 스세권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하다. 손쉽게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몰세권(백화점 등 몰 근처에 위치),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을 보여주는 학세권(학교 및 학원과 밀접한 위치),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끼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숲세권, 공세권(숲, 공원과 가까운 곳) 등이 있다.
대학에 입학한 후 5년째 자취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천동민(25, 경남 창원시) 씨는 맥세권, 스세권과 같은 집 구하기 신조어 등장을 의아해했다. 그는 “솔직히 그런 것들이 집을 구하는 데에 중요한 요소인지 잘 모르겠다”며 “사실 자취를 몇 년 하다 보면 방이 얼마나 깨끗하고 좋은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천 씨는 “학교와 본가의 거리가 멀어 자취하는 친구들에게 ‘학세권’은 이해가 되지만 나머지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황은별(21) 씨도 “학교와 가깝고 깨끗한 방이 좋지, 이런 단어들이 등장할 정도인지는 모르겠다”며 “그런 말들로 끼워 맞춰서 오히려 집값 올리려는 속셈인 것 같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면 자취 6년차인 대학생 이희운(26) 씨는 “자취를 하는 데 편의점이 얼마나 가까운지(편세권)는 중요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갑자기 필요한 물건이 생겼는데 편의점까지 거리가 너무 멀면 얼마나 불편하겠냐”며 이 같은 집 구하기 조건에 공감을 드러냈다. 대학생 강민정(22) 씨도 “별의 별 단어가 다 등장한다”며 “그래도 자주 이용하는 시설이 집 가까이 있으면 좋을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함지애(22) 씨도 “직접 저런 단어를 쓰지는 않지만 자취방을 구한다면 자주 가는 카페나 편의점 근처로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부동산 관계자들도 “그런 단어들을 처음 듣는다”며 “실제로 그런 말을 (대학생들이) 쓰기는 하냐”고 되물었다. 그들은 “최근에 방 구하러 온 20대 초, 중반도 비슷한 조건을 물어보기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그런 단어를 쓰지는 않는다”며 부동산 신조어 열풍에 대해 일축했다.
‘맥세권’, ‘편세권’, ‘스세권’ 등 부동산 신조어를 접한 네티즌들은 “스세권, 맥세권이 뭔가요? 먹는건가요?”, “미세먼지 때문에 숲세권이 뜨겠다”, “집 구할 때는 숲세권이 진리”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