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의 '운명'...블랙리스트에서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
"검열, 감시, 차별받지 않을 권리 보장"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을 것" / 정인혜 기자
2017-05-30 취재기자 정인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내정됐다.
도종환 후보자는 <접시꽃 당신>으로 유명한 시인 출신이다. 충북대학교 국어교육학과에서 학사,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충남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이후 덕산중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하던 중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 활동하다 1989년 해직·투옥된 경험이 있다. 1998년 다시 복직돼 지난 2004년까지 교단에 섰다.
대표적인 작품 활동으로는 <접시꽃 당신> 이외에 <담쟁이>, <고두미 마을에서> 등이 있다. 가수 SES의 <차라리 당신을 잊고자 할 때>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를 기념해 헌시 <운명>을 써 광화문 추모문화제와 봉하 마을 추도식에서 직접 낭독해 화제를 부르기도 했다.
정계에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16번으로 당선돼 발을 디뎠다. 이어 4년 뒤인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충북 청주 흥덕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지난 2015년에는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 등의 지원을 배제한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문제를 최초로 폭로하기도 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당시에는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을 맡아 ‘문체부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 30일 도 후보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후보자에 지명된 소감을 밝혔다. 도 후보자는 “나도 블랙리스트였다”며 이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도 후보자는 “문화 예술인들은 감시받지 않을 권리, 검열받지 않을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며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으로 돌아가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에 문체부가 있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도 했다. 도 후보자는 “엄중한 시기에 장관 후보자가 되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무너진 조직의 쇄신을 통해 잘못된 정책과 시스템을 바로 세우고, 책임을 묻고,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