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 명물 삼진어묵 철수...시민들, “와 없어진다능교?”
코레일 측의 과도한 수수료 부과에 재입찰 포기....1층 매장은 그대로 존속 / 한유선 기자
부산의 명물 삼진어묵이 부산역내 2층 매장을 철수하기로 하자, 시민들은 “부산의 특산품을 부산역에서 안 팔면 어디서 팔 건가”라며 의아해하고 있다.
삼진어묵은 5월 31일부로 부산역 2층 매장 영업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코레일 유통의 높은 수수료가 부담스러웠던 삼진어묵은 이 곳 매장을 서울 업체인 환공어묵에 내주게 됐다.
부산역 삼진어묵 매장은 개인 사업자에서 법인으로 변경된 후 코레일유통 측으로부터 새로 입찰할 것을 요구받았다. 삼진어묵은 4차례에 걸쳐 단독으로 입찰에 응했지만, 코레일유통 측이 요구한 수수료를 맞추지 못해 계속 유찰됐다. 삼진어묵 측은 최저 월 매출액 10억의 23%를 수수료로 제시했지만, 코레일유통 측은 월 매출 12억의 25%를 수수료로 요구한 것. 삼진어묵 측은 “매년 10% 가량 매출액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를 감당할 수 없어서 입찰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부산역 매장에 삼진어묵이 사라진다는 소식에 부산 시민들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차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부산역 삼진어묵 매장에 들른다는 하정희(53, 부산시 남구) 씨는 부산역에서 부산 업체가 퇴장하고 서울 업체가 들어오는 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 씨는 “부산의 특색을 살리려면 토종 기업이 영업하는 게 맞다”며 “코레일 측이 수입에만 집착할 게 아니라 (부산이라는) 지역 특색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으로 갈 일이 생겨 부산역을 찾을 때마다 선물용으로 어묵을 사서 간다는 김은화(45, 부산시 사상구) 씨는 “부산 어묵이 유명해진 것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생선이 쫄깃하고 맛있기 때문”이라며 “(어묵이) 부산 특산품인데 부산이 아닌 다른 지역 업체가 들어와 장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삼진어묵 부산역 매장의 철수 소식에 부산 시민들뿐만 아니라 부산을 찾은 타지역 사람들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5월 31일 인천에서 부산에 온 박광영(50) 씨는 “대전역의 성심당이 대전의 대표인 것처럼. 부산역 하면 삼진어묵이어서 직접 먹어보려고 왔다”며 “부산의 대표적인 어묵 브랜드가 수수료를 감당 못 할 정도면 코레일이 너무 수수료를 많이 받으려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렇게 사람들이 줄서서 사먹을 정도로 부산의 상징적인 매장인데 사라지는 게 아쉽다”고 했다.
서진환(57, 서울시 개포구) 씨는 “부산역에 부산 기업이 들어와 있는 게 당연한데 왜 서울 기업이 굳이 부산역에 들어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서 씨는 “다른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이 굳이 부산역을 찾아와서 삼진어묵을 사는 경우가 많다”며 “멀리까지 가지 않고 부산역에서 부산 특산물을 살 수 있어서 좋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진어묵 측은 “지금 상황으로써는 뭐라고 답을 드리기가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철수를 아쉬워하는 시민들에게는 “부산역 2층 매장 철수에 대해 시민들이 아쉬워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2층 매장은 문을 닫지만 1층 삼진어묵 매장은 계속 운영하기 때문에 조금 불편하더라도 1층 매장을 찾아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