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후보자의 낡은 가방 화제…대학원 재학 때부터 계속 사용

옆면 천 해지고 누렇게 변색...제자 SNS에 "지하철, 마을버스만 타고 다녔다" 소개 / 정인혜 기자

2017-06-02     취재기자 정인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가방이 뜻 밖의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가 들고 다니는 가방이 한눈에 보기에도 매우 낡았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하면서 큰 갈색 서류 가방을 들고 왔다. 이 가방은 옆면 천이 다 해져 흰색 속 천이 드러났고 표면도 스크래치로 매우 낡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지퍼와 손잡이 부분도 누렇게 변색이 돼 있었으며, 가방 속은 짐이 빵빵하게 차 있었다.

이 가방이 국민의 이목을 끈 것은 지난 1일 김 후보자의 제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의 글이 SNS 상에 퍼진 것도 한몫했다. 해당 네티즌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김 후보자의 청백함을 강조하는 글을 썼다. 15년 전 김 후보자의 수업을 들었다는 그는 “(김 후보자는) 진짜 지하철이랑 마을버스만 타고 다니셨다”며 “저녁 늦게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가면, 거의 전철 막차 시간에 종종 교수님과 마주치곤 했는데, 가방이 진짜 거적때기 같이 너덜너덜해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와 가방에 대해 나눴던 대화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사회적 지위가 있는데 가방 꼴이 그게 뭐냐’고 여쭸더니, ‘내 사회적 지위가 뭐냐’고 반문하시더라”며 “‘그냥 대학원 때부터 쓰던 거라 편해서 쓰는 것’이라며 웃어넘겼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김 후보자의 가방은 이날 청문회장에서도 언급됐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제자가 쓴 글을 보니 석박사 다닐 때 쓴 가방을 아직 쓸 정도로 검소하시다더라”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의원님들 생각처럼 검소하게 생활하지는 않는다”며 “일주일에 100시간 이상 일해서 돈 쓸 틈이 없다”고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다. 김 후보자에 대한 검색어가 온종일 포털사이트 상위에 랭크될 정도였다. 네이버 아이디 yoll** 씨는 “가방만 봐도 존경심이 생긴다”며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즘 보면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인재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 abc9** 씨는 “재벌 개혁을 위해서는 김상조 후보가 딱 적임자라는 생각이 든다”며 “김상조로 이번에는 재벌 개혁을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이어 달리는 악플에 대해 “재벌 개혁은 재벌을 해체하자는 게 아니라, 재벌의 지배 구조를 건전하게 하자는 것”이라며 “온갖 똥파리들이 다 반대하는 것을 보니 김상조가 무섭긴 한가 보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문재인의 낡은 가방에 이어 이번에는 김상조의 오래된 가방이냐”며 “공직자의 청백을 보여주기 위해 낡은 물건으로 검소함을 강조하는 방식은 조선시대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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