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비수기라고? 때 이른 해외 여행객에 공항은 북새통

무더운 날씨에 매년 6월 해외 여행 폭증세...저가 항공사 등장 따른 노선 증설도 한몫 / 정인혜 기자

2018-06-05     취재기자 정인혜
초여름 이른 더위에 6월 휴가를 계획하던 직장인 박고은(38, 부산시 동구) 씨는 항공권 사이트를 뒤져보다 깜짝 놀랐다. 7, 8월 성수기에 출발하는 항공권 가격과 크게 차이가 없었기 때문. 성수기를 피해 6월에 해외 여행을 가면 저렴한 가격에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박 씨는 예상보다 높은 항공권 가격에 여행 가기가 꺼려졌다.  박 씨는 “6월에 휴가를 내면 성수기에 비해 훨씬 더 싼 경비로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며 “나랑 비슷한 생각으로 6월 휴가를 계획하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라고 말했다. 성수기를 피해 초여름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면서 ‘6월에 해외 여행 가면 싸다’는 말도 옛말이 됐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김해공항의 6월 국제선 출발 이용객은 지난 2016년 31만 110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4년 18만 7762명, 지난 2015년 19만 3915명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여름휴가 성수기로 꼽히는 7~8월 국제선 이용객이 각각 35만 3783명, 34만 4337명으로 집계돼 6월 31만 1101명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국공항공사는 올해는 때 이른 더위로 해외 여행을 당겨 다녀오려는 사람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비단 김해공항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우리나라 국민의 출국자 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6월에 출국한 국민은 연평균 12.5%가량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16년 6월 출국자 수는 177만 8317명으로 이는 지난 2015년 6월 출국자수 137만 3551명에 비해 29.5% 증가한 수치다. 6월에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난 이유에는 일찍 찾아온 더위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반도에는 극심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지난해 6~8월의 경우 폭염일수는 1973년 이후로 많았고, 지난해의 평균 최고 기온 역시 1973년 이래 세 번째로 높았다. 열대야 일수 역시 기상 관측 이래 네 번째로 많았다. 온열 질환자도 2125명(사망 17명)으로 지난 2011년 공식 집계 이후 작년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올여름도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기상청은 관측했다. 아시아나 공항 관계자는 “과거에는 7~8월만 성수기라고 봤는데, 작년부터 더운 날씨가 오래 지속돼 6월, 9월, 10월까지도 성수기에 포함된다”며 “사람이 많이 붐비지 않는 6월에 휴가를 가려는 사람들이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저가 항공사가 많이 등장한 데 따른 변화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저가 항공사가 많이 늘어나면서 노선이 많이 늘었고, 다양한 항공권이 많이 출시되는 추세”라며 “항공사는 ‘비수기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고 관광객은 보다 저렴한 항공권을 찾으려다 보니 (6월 특수가 생겨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