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일로, 전국 초비상…가금류 17만여 마리 '살처분'

농식품부, AI 경보 최고 수위 발령...발생지역서 가금류 반출 전면 금지/ 정인혜 기자

2017-06-08     취재기자 정인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전국이 그야말로 초비상 사태다. 지난 2일 최초 의심 신고를 한 제주를 시작으로 전북 군산, 경기 파주, 부산 기장군, 경남 양산, 울산 등에서 발병 의심 농장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제주(1개 농장), 경남 양산(1개 농장), 울산(3개 농장) 등 총 5건이 고병원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 AI 양성 판정을 받은 18개 농장 가운데 총 10건이 무더기 확진을 받게 된 셈이다. 이로써 확진 지역은 제주(3개 농장)·전북 군산(1개 농장)·경기 파주(1개 농장)·부산 기장군(1개 농장)·경남 양산(1개 농장)·울산(3개 농장) 등 6개 시·도로 늘었다. 나머지 8개 의심 사안 역시 ‘H5N8형’ 혹은 ‘H5형’으로 확인됐으며, 농식품부는 해당 사안도 고병원성으로 확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날 자정(8일 0시)부터 전북, 제주도 전역과 경기 파주·경남 양산·부산 기장군 등 AI 발생 지역에서 비(非) 발생 지역으로의 살아있는 닭과 오리 반출을 전면 금지한다. AI 경보는 최고 수위인 ‘심각’으로 격상돼 유지 중이다. AI 방역 대책본부도 ‘범정부적 AI 중앙사고수습본부’로 전환해 운영 중이다. 이번 AI가 토종닭 등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확산된다는 점에 비춰, 당국은 이들 농가의 닭을 전수 수매해 확산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대상은 100수 이상을 사육하면서 수매를 희망하는 농가다. 수매 대상은 이번 AI 발생 축종인 토종닭과 오골계이며, 계열화 사업체에 납품하는 농가는 제외된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AI가 방역관리 사각지대인 소규모 가금 농장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들 농가를 대상으로 지자체 차원의 수매도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가 확산됨에 따라 달걀과 닭고기 가격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주부 신설화(51, 경남 창원시 진해구) 씨는 “먹고 살기 힘들단 소리야 평생 입에 붙이고 살았지만, 요즘처럼 싱숭생숭한 때도 없는 것 같다”라며 “지난 AI 때 닭 값 계란 값이 얼마나 올랐나. 공무원들은 국민 세금 함부로 쓰지 말고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단 철저한 방역을 통한 AI 확산 방지에 주력하면서, 일부 유통상들의 매점매석으로 인한 가격 상승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다양한 정책 수단을 강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식품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6일간 66개 농가에서 총 17만 6100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이중 닭이 가장 많이 땅에 묻혔으며, 이는 총 17만 4000마리로 집계됐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16농가, 1만 마리가 더해져 총 18만 이상의 가금류가 살처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