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곳곳에 방치된 반려동물 배설물에 산책객들은 기겁

반려동물을 데리고 공원에 나온 일부 산책객이 반려동물의 배설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또 일부 견주들은 맹견에 목줄도 매지 않고 풀어놓아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최근 SNS 커뮤니티 및 여러 캠페인으로 반려동물과 관련한 시민 의식이 크게 높아졌지만 아직 반려동물 산책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 당국의 대책과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저녁 무렵 집 근처 공원을 산책하던 김지원(26,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동) 씨는 미처 동물의 배설물을 발견하지 못해 그것을 밟고 지나가는 불쾌한 상황을 경험했다. 김 씨는 “배설물 처리도 제대로 못할 거라면 반려동물을 밖으로 데려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머리  식히려 산책 나왔다가 되레 기분이 나빠졌다”며 불쾌함을 호소했다. 이민우(29, 경남 김해시) 씨도 “아직도 몰상식하게 개똥도 안 치우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냐”며 “단속은 하지도 않으면서 과태료 정책만 있으면 뭐하냐”고 지자체의 무책임을 질책했다.

김정은(23, 경기 수원시) 씨는 반려동물에 목줄을 채우지 않고 방치하는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본인들이 키우는 반려동물이 그들에게나 자식 같고 귀엽지 남들에게는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며 “제발 부탁이니 목줄 좀 채우고 산책하라”고 당부했다. 이진영(32) 씨도 “대형견이나 맹견을 아무렇게나 풀어 놓고 '안 물어요' 하는 애완견 주인들을 보면 정말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서는 일부 맹견을 사육 금지하기도 한다는데  우리나라는 진짜 일반 시민들이 맹견에 물려 죽으면 어쩌려고 그러냐”고 걱정스러움을 내비쳤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12조 제2항에 따르면, 안전조치를 하지 않거나 배설물을 수거하지 않은 소유자에게는 5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현행법은 있으나, 단속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애견인들은 일부 반려동물 에티켓 의식이 부족한 일부 사람들에 의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강지원(22, 부산시 중구 대청동) 씨는 “제대로 배설물을 치우지 않거나 동물들을 무방비 상태로 풀어놓는 일부 애견인의 부족한 시민의식 때문에 잘 치우고 잘 다녀도 욕을 먹기 일쑤”라며 “요즘 반려동물 배설물 처리기든 목줄이든 좋은 제품이 많이 나오니까 함께 키우는 입장에서 제발 관리 좀 해달라”며 호소했다. 김지은(34) 씨도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느냐”며 “산책시키기가 귀찮으면 그냥 아예 나오지를 말라”고 비판했다.

한편 맹견에 대해서는 단속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법이 없어 문제다. 영국에서는 ‘위험한 개 법(Dangerous Dogs Act)’를 통해 팟 불테리어, 도고 아르젠티노 등 맹견으로 등록된 견종을 키우기 위해서는 법원으로부터 허락을 받아야 하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아야 한다. 뉴질랜드에서도 ‘맹견 관리 자격증’을 통해 일정 기준을 통과해야만 애견인에게 자격증이 발급되며, 법적 책임에 대한 애견인 교육도 실시하도록 규정돼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입마개 및 목줄만 벌금으로 통제하는 수준에 그쳐, 일반 보도를 지나면서도 시민들이 공포에 떨어야 하는 일이 만연하다. 

최근 맹견의 습격으로 인해 행인이 부상을 입은 사건 등을 고려해, 맹견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지훈(32, 경기 수원시) 씨는 “얼마 전 인도를 지나다 맹견이 갑자기 달려들어 하마터면 큰 일이 날 뻔 했는데, 반려견 주인도 어쩌지 못하더라”며 “주인도 어쩌지 못하는 맹견을 도대체 어떻게 우리 같은 일반 행인이 피할 수 있겠냐. 더 험한 꼴이 나기 전에 관련 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