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미 단독 범행, 꼬리 무는 의혹 "안철수 전 대표 정말 몰랐나?"

정치권에선 안철수 책임론 급부상 "자신이 데려온 사람 응당 책임져야” / 정인혜 기자

2018-06-29     취재기자 정인혜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 취업 특혜 의혹 관련 제보 조작 사건의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작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는 여전히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이 안 전 대표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안 전 대표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이지만, 당사자는 이렇다할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당원 이유미 씨의 ‘단독 범행’이라는 국민의당 공식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안 전 대표의 책임론은 날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안 전 대표의 직접 해명을 촉구하며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지난 27일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당은 당원 뒤에 숨어서는 안 된다”며 “안철수 전 후보를 비롯한 당시 책임 있는 사람들은 국민 앞에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전 대표와 이유미 씨가 과거 사제지간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일부에서는 안 후보를 공격하기도 했다. 이 씨는 카이스트 기술경영대학원 재학 당시 안 전 대표의 제자였고, 지난 2012년 대선 당시에도 안 전 대표의 캠프에 참여했다고 한다. 특히 이 씨는 18대 대선 당시 경험을 담은 <66일-안철수와 함께한 희망의 기록>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 씨가 증거 조작 지시를 내렸다고 지목한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당 내에서 ‘안철수계’ 사람으로 꼽힌다.  민주당 백 대변인은 “두 사람 모두 안 전 후보와 매우 가까운 인물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경험이 많지 않은 30대”라며 “독단적인 판단으로 이런 엄청나고 악질적인 범행을 저지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대선에서 당원 혼자 이 같은 일을 벌일 수 없다는 게 민주당의 중론이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안 전 대표가 책임지고 사과해야한다는 책임론과 이에 반대하는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최영길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후 가진 브리핑에서 “안 전 대표에게 책임지라는 건 너무 이른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는 조사가 초기 단계인 만큼 입장 표명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보탰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7일 오전 가톨릭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안 전 대표가 보고를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저한테 특별한 보고가 없었다면 후보에게도 없었을 것”이라며 “안 전 대표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의혹은 검찰과 특검에서 철저히 규명하면 된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안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책임져야한다고 보는 의견도 적지 않다. 국민의당 김태일 혁신위원장은 지난 2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사건은) 안 후보가 최종적 책임을 지는 선거 과정에서 일어났던 일”이라며 “안 전 대표는 빨리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안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아주 중대한 문제”라며 “그런 측면에서 안 전 대표가 빨리 코멘트를 하고 정리를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여기서 김 위원장이 언급한 ‘코멘트’는 안 전 대표의 사과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당 이상돈 의원도 안 전 대표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 2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 본인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자신이 데려온 사람이 사고를 일으킨 것 아니냐. 응당 정치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 가운데 안 전 대표가 증거 조작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유미 씨와 안 전 대표가 사제지간으로 밝혀진 터다. 특히 이 씨는 “당의 지시로 한 일”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은 준용 씨의 특혜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고 맹공을 펼쳤다. 대선을 일주일 여 앞둔 때에는 이를 빌미로 문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공식 사과 기자회견보다 하루 앞선 지난 25일 보고를 받았으며, 전날에도 국민의당 지도부가 사과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보고 받았다고 한다.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안 전 대표를 비판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알아도 문제, 몰랐어도 문제’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최지현(37,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씨는 “상식적으로 몰랐을 리도 없지만, 몰랐다고 해도 더 큰 문제 아니냐”며 “정치를 쇼로 보고 자기 맘대로 하면 다 흘러가는 줄 알았던 박근혜와 차이점이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책임감 있는 사과를 촉구하는 의견도 우세하다. 박모(30, 세종시) 씨는 “몰랐어도 안철수의 책임이고 정계에서 은퇴해야 한다”며 “자신의 캠프에 있던 사람들이 한 일인데 수장으로서 책임질 생각도 없는 것 같고…어디 있는지 뒤에 숨어 있는 모양이 정말 볼썽사납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았던 이용주 의원은 28일 저녁 8시 JTBC뉴스에서 손석희 앵커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번 조작은 이유미 씨 단독 범행이고 자신은 조작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